6월 30일(현지시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점령 경제에서 학살 경제까지>라는 팔레스타인 점령지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점령지 유엔 특별보고관이자 이탈리아 인권변호사인 프란체스카 알바네제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서문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점령지 확산에 상업적 이익이 깊이 연루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 학살에도 기업들의 이익이 관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의 목표는 이스라엘과 기업들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가자지구에서의 “학살 캠페인”에 관여한 60개 이상의 기업과 그들의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시작된 2024년 10월 이후 무기와 군사 기술이 대량 학살과 파괴의 도구가 되었고 그로 인해 가자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웨스트뱅크 지역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인종차별의 도구였던 감시와 감금 기술은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 도구로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웨스트뱅크에서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파괴에 이용되던 중장비는 가자지구의 도시를 말살하고 주민의 귀환과 공동체 재형성을 막는데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과 반복적인 군사 작전을 통해 최첨단 군사 능력을 테스트 했고 이를 통해 세계 8위의 무기 수출국이 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점령과 가자지구 학살에 관련된 무기 생산 및 기술 기업으로 제일 먼저 F-35 전투기를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을 거론했다. F-35 전투기가 처음 전투에 투입된 곳이 2018년 이스라엘이었고 2025년에는 주력 전투기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F-35와 F-16은 이스라엘 공군에 전례 없는 전력을 제공하면서 가자지구 주민을 살상하고 가자지구를 파괴하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F-35 생산 라인에는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Leonardo S.p.A.) 등 1,650개 회사와 8개 국가가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와 이스라엘 항공산업(Israel Aerospace Industries)에 의해 개발 및 공급되는 드론은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감시에 이용됐고 이제 가자지구 주민 학살에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은 지난 20년 동안 이 두 회사의 지원과 미국 MIT 대학과의 협력으로 드론의 자동 시스템과 군집 형태 비행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기업 화낙(FANUC)이 이스라엘 항공산업과 엘빗 시스템즈, 록히드 마틴 등의 무기 생산라인에 로봇 장비를 보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술 분야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등이 이스라엘에 자사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에 접근하도록 허가함으로써 이스라엘의 데이터 처리와 감시 능력을 향상시키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바이오 데이터 수집, 저장, 이용, 그리고 그 결과 인종차별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BM은 1972년부터 이스라엘의 군인 및 정보 요원 훈련에 이용됐고 2019년부터 IBM 이스라엘 법인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바이오 데이터 수집, 저장, 이용에 협력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다음으로 제일 큰 센터를 이스라엘에 건설했고 감옥, 경찰, 대학, 학교 등의 시스템에는 물론 이스라엘군 전반에 자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안보 및 감시와 관련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회사들을 인수하며 이스라엘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라벤더(Lavender)’, ‘가스펠(Gospel)’, ‘아빠는 어디에(Where’s Daddy?’ 같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 가자지구 공격 목표 명단을 만들었고 실제 하마스 대원들과 가족들을 공격하는데 이용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가자지구 공격을 시작한 이후 인공지능 기술을 전쟁에 이용하는데 협력한 건 미국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팔란티르 테그놀로지(Palantir Technologies)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회사가 전장에서 데이터 처리 인공지능을 이용해 목표물 타격을 자동적으로 결정하는 기술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민간용 기술과 장비가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주민들을 내쫓고 주택, 공공건물, 농장, 도로 등을 파괴하는 데도 이용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이 장비들이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는 70%의 가자지구 건물과 81%의 농경지를 파괴하는 데 이용됐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된 중장비 기업들로는 미국의 캐터필러(Caterpillar), 한국의 HD 현대와 자회사인 두산, 스웨덴의 볼보 그룹(Volvo Group) 등을 언급했다.
이 외에도 보고서는 여행업체인 부킹(Booking)과 에어비앤비(Airbnb) 등이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 내 불법 재산과 호텔을 대여하는 데 협력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농업, 금융 및 투자, 보험, 건설 등에 관련된 세계의 많은 기업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가자지구 전쟁에서의 학살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이스라엘의 웨스트뱅크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고 가자지구에서의 학살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많은 이에게 “돈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시와 책무가 부재한 가운데 투자자들과 사적, 공적 기구들이 자유롭게 이를 이용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세계 기업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차별과 군사주의에 연루되어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관련된 사업이 이제 학살 기계가 되었다며 기업의 이스라엘과의 협력은 팔레스타인 점령과 인종차별, 그리고 그에 대한 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기업의 임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학살을 중단하고 인종차별적 자본주의 체제를 종식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유엔 보고서는 세계가 그동안 침묵하고 묵인했던 많은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사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협력하고 공모한 기업들 명단은 오래 전부터 세계적으로 공유되어 왔다. 그럼에도 큰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긴급하고 심각하다. 가자지구에서 매일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을 세계가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도 종전을 하지 못하고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이 돈벌이를 위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가자지구 주민 학살을 외면하고 나아가 협력하는 상황은 인류의 도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이번 보고서는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탄압과 학살이 국제사회와 세계인의 무관심과 외면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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