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
모스크바 테러 공격, 다시 테러의 공포가 시작되는가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4. 3. 26. 14:19
3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연장인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으로 3월 26일 현재까지 139명이 사망했다. 4명의 테러범은 민간인들에게 무차별로 총격을 가했고 테러 직후 IS는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대선 승리 직후에 발생한 테러 공격에 적잖이 당황했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배후를 주장했다. 하지만 테러 전문가들과 세계 언론은 아프가니스탄에 근거를 두고 확장을 한 IS-K(Khorasan/호라산)의 소행이라고 확인했다. 3월 초 미국은 이미 러시아에 공공장소에서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교란하려는 미국의 선전으로 보고 이를 무시했다. 모스크바 테러 공격이 있기 하루 전 미국 국무부는 5년 전 IS의 실질적..
-
가자지구 전쟁 5개월, 세계인의 도덕성을 시험하다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4. 3. 8. 10:34
라마단(3월 10일 시작) 이전에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집트와 카타르가 중재하고 있는 휴전 협상은 한때 잘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개됐다. 라마단 이전에 40일 동안의 휴전을 시작하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10:1의 비율로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을 맞교환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5일 하마스는 휴전이 아니라 완전한 종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을 표명했다. 그러지 않으면 인질과 죄수의 교환도 휴전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게다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
-
우크라이나 전쟁 2년, 세계는 무엇을 배웠나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4. 2. 22. 18:26
우크라이나, 사면초가에 빠지다. 지난 2월 17일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인 동부의 아우디이우카(Avdiivka)에서 퇴각했다. 아우디이우카는 2014년 이후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돈바스주와 경계에 있는 도시로 우크라이나는 전쟁 시작 이후 2년 동안 이곳을 뺏기지 않고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은 결국 이곳을 포기했다. 러시아군은 아우디이우카를 둘러싸고 공격을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를 더 장악해가고 있다. 세계 언론은 우크라이나군의 아우디이우카 퇴각 소식을 톱뉴스로 보도했다. 여러 가지로 시사하고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강한 공격에서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퇴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우크라이나가 처한 여러 불..
-
정당한 전쟁은 가능한가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1. 8. 12:09
이스라엘의 전쟁 개시는 정당했는가 War is Hell! 전쟁은 지옥이다! 전쟁을 가장 잘 묘사하는 말이다. 이 말에는 군인들이 더 공감하기도 한다. 당연하다. 전쟁은 무력을 통해 적을 제압하고 살상하는 것이며, 전쟁에서 군인은 인간이 아니라 전쟁 수행을 위한 ‘도구’로 취급되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 중 군인의 사망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다른 한편으로 군인이 전쟁 중에 저지르는 살상은 정당화된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은 어떤 사회에서도 정당화되지 않지만 전쟁 중의 군인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덕성과 가치를 제거당한다. 전쟁이 인간을 ‘적’과 ‘아군’으로 구분하고, ‘적’으로 규정된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중과 보호를 할 필요가 없음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과 ‘아군’의 구분은 보통 ..
-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전쟁범죄와 학살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0. 29. 18:35
잔인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전쟁은 잔인하지만 이번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은 특히 더 그렇다. 가자지구의 처참한 파괴 상황은 물론 무엇보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의 모습이 전 세계로 중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10월 7일 시작된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은 둘 사이 벌어진 전쟁 중 가장 파괴적이고 치명적이다. 10월 27일 현재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7,326명이고, 이스라엘 사망자는 1,400명이다. 가자지구의 부상자는 18,967명이고 이스라엘의 부상자는 5,431명이다. 가자지구 피란민은 140만 명이고, 이스라엘 피란민은 25만 명이다. 모든 통계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피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숫자는 AP 통..
-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과 '테러' 프레임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0. 14. 14:56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24시간 안에 남쪽으로 피신할 것을 경고했다. 이미 봉쇄 강화로 전기와 물 공급 등을 끊고, 광범위한 보복 공격으로 가자지구를 폐허로 만들었으며,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살해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위한 대대적 군사작전을 천명하고 있다. 유엔은 24시간 내 피란은 불가능하고 가자지구 내에서는 사실상 피신할 곳도 없다면서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계획 철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테러’ 대응과 ‘테러리스트’ 소탕에 반대하지 않을 것을, 아니 오히려 지지..
-
시리아 지진 피해와 내전, 엎친 데 덮친 상황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2. 18. 10:21
지난 2월 6일 튀르키예 중부와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은 막대한 피해 규모 때문에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튀르키예를 향했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지역도 심각한 지진의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튀르키예와는 달리 시리아에는 지진 직후 제대로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이유는 여전히 계속되고 이는 내전 때문이었다. 이번 지진을 통해 많은 사람이 시리아에서 내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상기하게 됐다. 전 세계가 정치, 사상, 종교를 떠나 인도주의와 인류애에 기반해 지진 피해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국제사회는 ‘내전’이라는 장애물을 극복하지 못했다. 시리아의 피해는 튀르키예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별개로 본다면 시리아 지진 피해 자체도 심각한 인도적..
-
동예루살렘 총격 사건과 이스라엘의 '테러 프레임'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 30. 12:03
지난 27일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있는 한 유대인교당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총격으로 7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총격범은 21세의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거주자로 현장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단독 범행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테러 공격’ 중 하나라고 했다. 이 소식은 톱 국제뉴스가 됐고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정치인들이 메시지를 내고 우려를 표했다. 메시지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범행을 비난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상황이 악화되지 않게 ‘진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짧은 메시지들에는 과거에 반복적으로 볼 수 있었듯이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과 보복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긴장이 높아지고 전쟁이 일어..
-
전쟁과 빵, 우크라이나 전쟁의 파장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2. 4. 4. 15:25
말 그대로 전 세계가 아우성을 치고 있다.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9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재난을 만들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FP는 전쟁이 진행 중인 예멘에서 800만 명에 대한 식량 지원량이 50% 줄었고 앞으로 전혀 지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곡물 가격, 연료비, 선적 비용 등의 상승으로 올해 400만 명 정도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도 했다. WFP는 지원 식량의 50%를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해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의 30%를 차지한다. 그런데 전쟁으로 밀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가 막는 바람에 우크라이나는 밀 수출선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고, ..
-
아프간전쟁, 미국의 20년 전쟁 종식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1. 8. 31. 12:20
부당한 전쟁, 막대한 피해 2021년 8월 30일, 미군 철수가 완료됐다. 드디어 20년 동안의 아프간전쟁이 끝났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아직은 암담하다.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회담을 통해 미군과 동맹군 철군을 합의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미군은 아수라장이 된 카불 공항에서 허둥지둥 철군을 마쳐야했다. 여전히 미국이 이송해야 할 사람이 수백 명이지만 그들을 모두 이송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미국은 자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치욕스럽게 끝냈다. 이런 종말은 전쟁의 시작 때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테러를 지휘한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다는 걸 알아냈다. 미국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10월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