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연구/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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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분쟁의 변화와 평화구축평화갈등 연구/평화 2024. 11. 11. 10:38
냉전 이후 무력 분쟁의 변화무력 분쟁(armed conflict)은 적대적인 당사자들 간 무력 충돌이 존재하는 상황을 말한다. 무력 분쟁의 주체는 국가, 비국가 세력, 지역 무장세력, 세계 무장세력 등 다양하다. 왈렌스틴(Wallensteen)과 악셀(Axell)은 무력 분쟁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심각하지 않은 무력 분쟁(minor armed conflict)으로 일 년에 25명보다 적은 사망자를 낸 경우다. 두 번째는 중간 정도 무력 분쟁(intermediate armed conflict)으로 무력 분쟁 기간 내내 최소한 약 1천 명의 사망자를 낸 경우다. 세 번째는 전쟁(war)으로 일 년에 최소한 1천 명의 사망자가 생긴 경우다. 무력 분쟁은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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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평화의 사회적 지표평화갈등 연구/평화 2024. 2. 13. 11:16
평화는 이론적으로 소극적(negative) 평화와 적극적(positive) 평화로 구분된다. 소극적 평화는 물리적 수단을 통해 신체에 가해지는 폭력인 직접적(direct) 폭력이 부재한 상태를 의미하고, 적극적 평화는 구조적(structural) 폭력과 문화적(cultural) 폭력까지 포함해 모든 폭력이 부재한 상태를 의미한다. 평화학 학제 안에서 평화를 연구하는 평화학자들, 평화 활동가들, 그리고 다른 학제에서 융합 접근으로 평화를 연구하는 평화연구자들 모두 이런 이론적 구분을 따른다. 이들이 평화를 구분하는 이유는 단지 이론적 탐구를 위해서가 아니다. 근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각자의 사회에서,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실현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는 평화 연구 및 활동의 궁극적인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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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폭력: 착취와 불공평한 거래평화갈등 연구/평화 2022. 9. 13. 09:36
갈퉁(Galtung)은 1969년의 논문에서 평화를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로 구분하고 이런 구분의 근간이 되는 것으로 ‘구조적 폭력(structural violence)’ 개념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개념들은 평화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1970년대 초에 시작된 평화학의 학문적 연구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전쟁보다는 사회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춘 구조적 폭력 개념은 전쟁 예방을 강조했던 당시 평화연구의 초점을 흐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평화연구의 영역을 확장하고 평화적 삶을 위한 일상적 평화 실현의 구체화에 기여했다. 갈퉁은 1990년의 논문 “문화적 폭력(Cultural Violence)”에서 구조적 폭력의 개념을 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구조적 폭력은 먼저 ‘생존 필요(su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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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평화인가?평화갈등 연구/평화 2017. 12. 22. 11:54
현 상황의 이해 조기 대선과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남북관계의 복원과 ‘한반도 평화’ 담론의 정상화였다. 보수 성향 정권은 9년 동안 남북관계를 완전히 동결시켰고 그에 따라 한반도 평화는 ‘전쟁 없는 평화’로 왜곡됐다. 진보 성향 정권은 남북관계를 회복시키고 전쟁 없는 평화가 아니라 대화와 평화적 공존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 담론을 정상화하는 과제를 안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것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없고 향후 전망도 밝지는 않다. 현 상황은 과거 보수 성향 정권 하에서의 남북대립과 한반도 긴장의 연장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 과거 정권은 선 핵포기를 주장하고 관계 단절을 한 후 남북관계나 한반도 평화에 대한 무관심 상태를 유지했다. 현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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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평화의 시각으로 보다평화갈등 연구/평화 2017. 9. 9. 11:49
안보와 희생의 강요 사드 배치 논란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조명한다. 이 문제들은 우리 모두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왔고 사드 배치를 가능하게 했다. 동시에 사드 배치 철회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사드 배치 논란의 근본원인으로 볼 수 있는 이 문제들은 사드 배치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너무 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그래서 큰 도전이 되고 있다. 도전이 되는 문제들 중 첫 번째는, 남과 북이 적대관계에 있는 상황 하에서 개인과 집단의 의지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삶이 하루아침에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고,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남과 북이 대립하고 있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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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공동체, 리더의 조건평화갈등 연구/평화 2016. 6. 3. 13:34
우리는 이런저런 집단과 관계를 맺으며 살고 어떤 집단에 대해서는 특별한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가족, 마을, 회사, 종교공동체, 민간단체, 동호회 등 우리가 소속감을 느끼는 집단은 다양하다. 우리는 그런 집단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며 사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인의 피에 흐르고 있는 집단주의 문화 성향 때문에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이 더 강조된다. 한국인들은 소속된 집단이 있어야 안정감과 안전함을 느끼고 그 집단과 자신이 운명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곧 개인의 삶이 항상 집단의 영향에 노출돼 있고 집단에서 생기는 일이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집단과 개인의 삶이 지나치게 밀착돼 있는 상황은 부정적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긍정적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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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시대 평화적 종교공동체평화갈등 연구/평화 2016. 4. 20. 09:41
평화의 공동체성과 세계화 시대 평화적 종교공동체 평화의 공동체성 평화를 논할 때 주목해야 할 두 단어는 관계와 공동체다. 평화는 관계 속에서 정의되기 때문이고 평화가 궁극적 목표로 삼는 것은 공동체기 때문이다. 관계를 성찰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평화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공동체를 염두에 두지 않고 평화의 필요성을 주장할 수 없다. 관계는 평화의 기본적인 조건이고 공동체는 관계의 결과이자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먼저 관계를 살펴보자. 관계는 평화의 존재 여부와 질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적인 요소다. 평화는 이론적으로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로 나뉘는데 이 두 가지가 모두 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다. 소극적 평화는 물리적 폭력이 없는 상태에서 성취된다. 이것은 곧 한 주체가 다른 주체에게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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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정의 평화 논의와 실천평화갈등 연구/평화 2015. 5. 4. 05:00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정의 평화 논의와 실천 정주진 세계교회의 정의 평화 논의 2011년 5월, 자메이카의 킹스턴에서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International Ecumenical Peace Convocation)가 열렸다. 전 세계 교회에서 1천 명 정도가 참석했고 지구촌 곳곳의 평화와 폭력 현안이 논의됐다. 이 대회는 2001-2010년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WCC)가 세계교회와 함께 진행했던 ‘폭력극복 10년 캠페인’을 마감하는 자리였다. 1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활동을 공유하고, 성과를 축하하며, 여전히 남은 문제들을 같이 고민해보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현상적으로 보자면 캠페인이 벌어진 10년 동안 세상의 폭력은 더 많아지고 뿌리도 깊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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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 교육으로서의 평화교육평화갈등 연구/평화 2015. 5. 4. 04:00
세계시민교육으로서의 평화교육 정주진 평화와 폭력 개념의 확대 평화와 폭력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평화와 폭력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것은 곧 평화교육의 첫 단계가 되기도 한다. 눈과 귀에 익숙한 용어기 때문에 공동의 이해가 형성돼 있는 것 같지만 사실 평화와 폭력에 대한 이해는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는 어떤 상황을 평화와 폭력으로 규정할 것이냐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다른 한편으로 폭력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과 과정을 결정하는데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전통적으로 평화는 보통 ‘전쟁의 부재’로 이해됐다. 그러나 이제 평화는 인간 생명의 상실이나 신체적 해는 물론 인간 능력의 상실도 방해하지 않는 사회 환경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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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공존의 과제평화갈등 연구/평화 2015. 5. 4. 03:30
평화와 공존의 과제 정주진 평화의 부재 올해는 한국전쟁 63주년, 그리고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전쟁은 평화조약이 아니라 정전협정으로 끝이 났다. 때문에 1953년에 끝난 한국전쟁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론 휴전 상태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개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얘기다.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남북 대립과 한반도 긴장 상황을 보도할 때 여지없이 “절차상 전쟁 중(technically at war)"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반도는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고 남북의 대립과 긴장은 언제든지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국지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본 발제를 통해서는 정전 체제 하에서의 한반도 상황,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