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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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과값과 폭력적 구조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4. 2. 12. 10:16
요즘 맛있는 사과를 맘껏 먹을 수 있으면 부자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작년 날씨가 좋지 않아서 흉작이었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과값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예전보다 두 배 높은 가격을 주고 사도 품질은 예전만 못하다. 그러니 ‘서민’은 아삭하고ㅇ 달콤한 겨울 사과의 맛과 자를 때 풍기는 달큰한 향을 잊어버릴 정도가 됐다. 배는 원래 비쌌지만 사과는 상대적으로 싸서 자주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귤값도 폭등했다. 사과 배 가격이 비싸 귤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인지 지난 한 달여 만에 귤값은 거의 두 배가 뛰었다. 가격은 뛰었지만 품질은 예전보다 좋지 않다. 최근 국가·도시 물가를 비교하는 한 국제 통계 사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과일값이 가장 비싼 국가다. 사실 예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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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이고 사회폭력이다 - 배우 이선균의 죽음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12. 28. 16:55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그는 ‘가해’를 당했고 한 마디로 자살을 ‘당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이고 가장 심각한 폭력의 피해자로 생을 마감했다. 이미 여러 차례 우리는 유명인, 특히 대중예술 영역에서 일하는 연예인들이 대중의 비난과 조리돌림이라는 사회폭력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일을 목격했다. 그 폭력은 어린 나이 연예인들의 목숨도 잔인하게 빼앗았다. 그런데 이번에 또 같은 일이 발생했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이번엔 국가폭력과 사회폭력이 함께 가해졌다는 점이다. 국가폭력은 국가가 공권력을 이용해 가하는 폭력을 말한다. 주로 군과 경찰이 공권력을 휘두르는 주체가 돼 국민에게 가해를 한다. 우리 사회의 경우 국정원(과거에는 안기부)이나 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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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후 위기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12. 6. 14:30
‘전쟁은 지옥이다.’ 흔히 하는 말이다. 대량 인명 살상과 사회 파괴를 야기하는 전쟁은 선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많은 정치인은 전쟁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시작하거나 계속하기도 한다. 일반인들도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지한다. 현재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사이의 전쟁,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전쟁의 문제를 잘 말해준다. 많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 주택과 기반시설의 파괴는 가장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피해다. 또한 전쟁 당사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안전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전쟁의 피해다. 거기에 더해 한 가지가 더 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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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의 확산, 2차 폭력 사회의 위험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8. 29. 07:55
지난 7월 21일 신림동에서 있은 무차별 흉기 난동, 그리고 8월 3일 서현역 인근에서 있은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무차별 공격 이후 곳곳에서 칼부림 사건 소식이 들렸다. 어떤 사건은 협박에, 어떤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불행하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도 있었다. 이제 누구도 안심하고 길을 걷지도 지하철을 탈 수도 없는 세상이 됐다. 그동안 세계 다른 곳에 비해 범죄율이 낮아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판을 들었던 한국은 이제 무차별 칼부림에 모두가 긴장하는 곳이 됐다. 신림동과 서현역 칼부림을 모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건의 범인들이 특정인을 해하려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 모방 범죄자들은 범죄를 보면서 자신도 세상에 대한 분노, 불만족, 원망, 두려움 등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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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장갑차와 군사문화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8. 9. 10:10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가 지난 환한 대낮에 서울시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남성 1명이 숨지고 다른 남성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곧 체포되었는데 경찰에 따르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차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8월 3일 오후 6시경에는 역시 20대 남성이 경기도 서현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고 역사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후 흉기를 들고 지하철역과 이어진 백화점으로 들어가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렀다. 남성 4명, 여성 5명이 부상을 당했고 범인은 곧 체포됐다. 피해자 중 60대 여성은 며칠 후 사망했다. 신림역 흉기 난동 뒤 온라인에는 무차별 살해 범행을 예고하는 글이 150건 이상 올라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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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실현과 국익: 일본의 가해와 한국의 피해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4. 28. 11:01
정의 실현을 위해서는 어렵고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정의 실현은 보통 두 가지를 통해 이뤄진다. 하나는 법적인 절차를 통해서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절차를 통해서다.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국가나 사회의 과거 잘못을 규명하고 정의를 실현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렇다. 가해자에 대한 법적인 단죄와 처벌이 이뤄진다 해도 법적 절차의 정당성, 가해자의 참회, 피해자의 대응 등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인정 절차가 있어야 비로소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 전쟁 후 시도되는 정의 실현은 더욱 힘든 일이다. 이때 정의 실현의 대상이 되는 건 전쟁 범죄, 집단 살해, 반인륜 범죄 등이다. 내전의 경우 평화조약과 종전 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정의 실현 과정이 정부의 주도와 국민의 합의에 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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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청산, 피해자 외면하는 정치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3. 14. 13:41
아시아의 과거사와 관련해 최근에 나온 세 개의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단연 관심을 끈 첫 번째 뉴스는 한국 정부가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피해자들이 1995년 시작해 2018년 마침내 대법원 판결을 통해 얻어낸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한국 정부가 말소해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있은 후에도 일본 정부는 강제 징용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고 전범 기업들도 뒷배인 자국 정부를 믿기 때문인지 피해자들의 배상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과거사를 청산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한국 내의 재단과 기업 모금을 통해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의 책임을 한국 정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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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공존의 공동체와 사회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2. 3. 18. 16:29
아파트 계층 사회 2022년 1월 12일 한 방송국의 저녁 뉴스는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일반 분양 아파트(이하 일반아파트)와 공공임대 아파트(이하 임대아파트)가 눈에 띄게 구분돼있는 사례들을 보도했다. 한 아파트 단지는 임대아파트 한 개 동만 다른 14개의 일반아파트 동들과 일반 건물들을 사이에 두고 뚝 떨어져 있었다. 출입구와 지하 주차장도 따로였다. 일반아파트에는 목욕탕, 헬스클럽, 도서실도 있는데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거절당했다는 주민의 인터뷰도 있었다. 노인정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아파트 단지의 경우도 비슷했다. 벽과 계단을 기준으로 아래쪽엔 임대아파트 두 개 동이, 위쪽엔 일반아파트 15개 동이 있었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사무소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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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와 세계시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1. 8. 15. 10:16
민족주의의 확산 “난민을 도우면 우리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돈이 줄어드는 거 아닌가요?” “세계의 정의를 위해 행동하면 우리의 국익을 해치게 되지 않나요?” 내 책 을 읽은 고등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이다. 책에서 비판적으로 다룬 난민 반대, 쓰레기 수출, 정부의 로힝야 학살 외면, 라오스 댐 붕괴 문제 등을 읽고 한 질문일 것이다. 신박한 질문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한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다. 청소년들이 약자를 위한 정의보다 정의를 외면해서라도 국익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우리 사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성향이 여전히 강한데 그것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까지 세계 문제를 왜곡해서 보게 만드는 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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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와 인권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1. 4. 30. 14:33
먹고 싸고 씻을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곳 문제의 발단은 소셜네트워크에 올라 온 군부대 식판 사진이었다. 음식이 너무 형편없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코로나19 때문에 격리된 병사들에게 제공된 식사였다. 이런 일이 밖으로 알려지자 해당 부대 장교들이 병사들의 휴대폰을 뺏고 “이러면 너희들만 힘들어진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연이어 드러났다. 식판 사건 후에는 더 기막힌 일이 드러났다.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훈련병들에게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세면, 양치, 샤워를 못하게 했고 10일 정도나 샤워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훈련으로 매일 땀범벅이 될텐데 말이다. 화장실 사용도 제한해서 물을 마시지 않거나 심지어 참다가 바지에 소변을 싼 훈련병도 있었다고 한다. 군대가 이런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