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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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평화 7 힘의 불균형 문제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9. 1. 4. 11:02
힘의 관계와 대화 피스빌딩 과정에서 항상 마주치는 것은 갈등과 대립이다. 이것을 끝내는 과정에서 폭력을 줄이고, 대화 기회를 만들며, 평화 회복과 지속의 방향에 맞춰 협상과 합의를 하는 것이 피스빌딩의 핵심이다. 말은 쉽지만 아주 어렵다. 그래서 한반도에서도 남북 대립과 갈등이 계속됐던 것이다. 한반도가 한국전쟁 때부터 이런 피스빌딩 과정을 거쳤다면 지금과는 다른 현실이 됐을 것이다. 물론 한반도에서의 피스빌딩을 도와주는 외부자도 없었고, 더군다나 내부에서는 여전히 대립에만 관심을 쏟았기 때문에 긴 세월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다. 갈등과 대립을 끝내기 위한 대화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의 균형이다. 힘의 불균형이 심하면 상대적으로 강한 쪽이 대화보다 힘을 통한 해결을 원한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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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평화 6 중간자의 역할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8. 17. 16:48
평화를 위한 중간자 싸움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히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불신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상호 신뢰와 협력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직접 접촉, 대화, 협상이 난항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폭력의 중단과 평화 정착까지의 포괄적 과정을 포함하는 피스빌딩과 싸움의 종식과 관계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갈등해결에서는 외부 제삼자의 역할을 중요시한다. 아담 컬은 이를 위해 적극적 조정(active mediat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은 양측의 만남과 대화를 촉진시키는 단선적인 조정자(mediator)의 역할이 아니라 눈 앞에 놓인 장애물을 제거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이끄는 적극적 조력자의 역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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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평화 5 폭력사회에서 평화사회로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6. 21. 15:38
전쟁 준비와 폭력문화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의 성과가 하나씩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전쟁의 가능성 또한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당분간 그렇다는 얘기다. 한반도는 휴전상태고 이론상 전쟁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미 연합훈련이 '폐지'가 아니라 '중단'되고 정부가 을지훈련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한다. 이것은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거나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언제든지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한국군의 단독훈련은 더 강화하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우리는 여전히 전쟁을 준비하는 사회다. 엘리스 볼딩(Elise Boulding)은 폭력문화와 관련해 공격의 사회화(Sociliz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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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평화 4 역량형성을 위한 준비와 훈련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4. 20. 10:52
평화를 위한 시간의 축 남북 정상회담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북미 정상회담도 일정과 장소를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다. 올해 1월부터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런 변화가 있으리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북회담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까지 논의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으니 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오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 모든 변화는 정치권, 정확히는 정부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다. 오랜 세월 다양한 시민단체와 학계 등 비정치권에서 축적된 주장과 담론이 토대가 되고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겠지만 어쨌든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른 정부에서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일 수도 있다. 이런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중은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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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평화 3 한국전쟁, 선택된 트라우마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3. 23. 15:00
평화의 시계탑 멈춰버린 시계 서울 용산구에 있는 앞에는 '평화의 시계탑'이란 조각상이 있다. 무기더미 위의 두 소녀가 각각 두 개의 시계를 들고 안고 있는 조각이다. 전쟁기념관 입구 게시판과 홈피에서 찾은 설명에 의하면 위쪽에 있는 남쪽 소녀의 시계는 현재의 시간을 가리키고, '밝고 힘찬 미래'를 향해 계속 움직이는 시계다. 아래쪽에 있는 북쪽 소녀의 시계는 6.25 전쟁 시작과 함께 멈춰버린 시간을 상징한다. 통일이 되는 그날에는 아래쪽 시계를 두 소녀 사이에 설치해 남북이 하나됨을 표시할 거란다. 조각상은 통일을 지향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심지어 '저주'까지 내포하고 있다. 남한은 계속 발전하지만 북한은 6.25에서 멈춰버린, 아니 그랬으면 하는 사회로 묘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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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 평화 2 아래로부터의 평화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2. 13. 15:17
이벤트는 끝났다 '번갯물에 콩 볶아 먹는다'는 옛말이 생각났다. 1월 1일부터 한 달여 동안 숨가쁜 일정이 계속됐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고, 하루 뒤 우리 통일부 장관이 고위급회담을 제안했다. 그후 일사천리로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예술단 파견, 남북 여자아이스하키팀 구성 등이 결정됐다. 2월 8일 북한예술단의 강릉 공연을 시작으로 올림픽 개회식 남북선수단 공동 입장과 성화 점화, 북한대표단 방문, 북한예술단 서울공연 등 논의의 결과물인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북한 특사 김여정의 등장이었다. 중간 중간 예정에 없던 일도 생겼지만 모두 원만하게 해결됐다. 남과 북의 관계개선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11일엔 김여정 특사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돌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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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 평화 1 전쟁 후 피스빌딩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1. 24. 10:34
피스빌딩의 적용 가능성 피스빌딩(peacebuilding) 개념은 1992년 라는 유엔 보고서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기존의 유엔 활동은 국가 및 집단 사이 무장 충돌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피스메이킹(peacemaking)과 휴전협정이나 평화조약 준수를 감시하는 피스키핑(peacekeeping)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인 접근은 사회 집단 사이의 갈등을 예방하고 무장 충돌의 재발을 막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유엔은 전쟁 후 전반적인 국가 및 사회의 재건, 사회 제도의 수립과 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형성, 나아가 집단 및 개인 사이 관계의 회복과 그에 대한 지원이 동반돼야 전쟁 및 무장 충돌을 예방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을 바꾸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