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폭력
-
평화의 기초 6 평화로운 삶과 국가 폭력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10. 15. 15:33
개인의 삶과 구조적 폭력 평화로운 삶은 어떻게 성취될 수 있을까? 이 단순한 질문에 답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개인의 태도와 행동이 변하면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예 틀린 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답도 아니다. 우리의 평화는 개인의 태도와 행동, 그리고 결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차원에서 제공된 원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평화로운 삶을 깨거나 방해하는 폭력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폭력 중 구조적 폭력은 대부분 합법적이고 정당한 수단, 그러니까 사회나 공동체의 법, 규제, 관례,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체계와 과정을 포함하는 폭력적 구조에서 야기된다. 그리고 폭력적 구조는 개인과 집단의 거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가정폭..
-
평화의 기초 3 나는 폭력의 피해자인가?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6. 6. 08:14
희생자와 피해에 주목하기 평화를 연구하거나 탐구할 때 열심히 찾아내고 상세히 분석하는 것은 폭력이다. 폭력의 문제를 다루고 없애야 평화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적인 면에서 본다면 폭력을 상세히 언급해야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성취할 구체적인 평화의 모습과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심각한 폭력의 형태 중 하나인 전쟁에 직면했을 때 평화에 대한 구체적 필요가 확인되곤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폭력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하나는 폭력의 희생자를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폭력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실은 이 두 가지가 평화와 관련된 연구와 활동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희생자의 문제를 보자. 폭력은 반드시 누..
-
평화의 기초 2 우리의 평화 수준은?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5. 2. 10:48
평화의 성취, 폭력의 부재 평화를 얘기하는 것은 추상적 개념을 설파하거나 이상적인 상황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삶의 문제를 다루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평화가 이뤄져야 사람들은 평화롭다고 느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사회마다 다를 수 있다. 전쟁이 진행 중인 곳에서는 전쟁의 종식이 절실하게 원하는 평화가 될 것이다. 폭행과 폭언에 의한 피해가 많은 곳에서는 그런 물리적 폭력의 제거가 시급하게 원하는 평화가 될 것이다. 극심한 빈곤으로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막막한 사람들은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직장과 수입이 보장되면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한국사회는 어떤 평화를 원할까? 한국사회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고 그들 각자가 ..
-
평화는 무엇을 탐구하는가?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5. 12. 23. 11:29
평화의 시대, 평화의 상실 평화가 '대세'까지는 아니지만 '유행'하는 시대가 됐다. 모두가 거부감 없이 평화를 입에 올리고 평화가 필요하다는데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20여 년 전만해도 우리사회에서 평화가 불손한 언어로 취급됐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화는 도대체 무엇인가? 왜 평화를 얘기하는가? 정말 평화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가? 이 모든 질문들은 평화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이지만 사람들이 이런 구체적인 것까지 생각한 후 평화를 입에 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닐까? 솔직히 아쉬움은 있지만 꼭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평화를 말할 때의 마음은 진심이지만 다만 평화..
-
일상의 폭력과 녹색평화평화갈등 연구/평화 2015. 5. 4. 03:00
일상의 폭력과 녹색평화 정주진 들어가는 말 평화란 무엇인가? 흔한 질문이지만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대중적인 시각에서 평화는 자칫 진보주의자들의 정치적 이념 구현이나 현실도피주의자들의 이상적인 세계를 압축하는 상징적 언어의 하나로 취급되기 쉽다. 학문적인 시각에서 평화는 전통적인 연구 영역이 가치 지향적이거나, 또는 영역 구분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도외시했거나 적극적으로 채택하지 못했던 현안들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을 모색하는 아류적인 연구와 현장 적용을 설명하는 신개념어 중 하나로 취급되기 쉽다. 전쟁의 예방과 평화의 비전, 무장 갈등(armed conflict)과 형식적(formal) 평화의 성취, 피스빌딩(peacebuilding)과 갈등해결(conflict resolution), 무장 ..
-
여성 리더의 갑질 폭력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4. 12. 29. 00:00
2014년의 마지막 달인12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두 명의 여자가 있다. 한 사람은 직원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폭언과 성희롱 발언을 쏟아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박현정 대표고 (자진 사퇴해 오늘로 전 대표가 됐음), 다른 한 사람은 직원들에게 폭언은 물론 신체적 해까지 입히고, 심지어 비행기를 돌려 많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했던 대한항공의 조현아 전 부사장이다. 여론과 언론은 두 사람이 부하직원들에게 한 행동을 '몹쓸 갑질'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자신의 힘을 이용해 상대적 약자인 직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인격을 모독하고, 부당한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상식을 넘어서고 인권의식이 실종된 행동은 우리사회의 다층적인 폭력 구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특별히 실망스러웠던 것은 두 사..
-
정치와 평화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4. 6. 9. 00:00
지방선거가 끝났다. 투표는 열심히 했지만 선거로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열심히 투표를 하는 이유는 작은 변화가 쌓이면 큰 변화의 에너지가 되고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좋은 세상은 평화로운 세상이다. 그런데 선거가, 그리고 정치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나 하는 것일까? 아니 보다 근원적으로 정치가 평화와 눈꼽만큼의 관계나 있는 것일까? 평화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그래서 지나치게 현실적인 정치와는 말과 뜻을 섞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평화는 가치지향적이고, 윤리적이며, 심지어 비현실적인 이상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므로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현실적인 현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