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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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인가, 폭력인가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9. 10. 31. 09:10
한국문화와 힘의 관계 한국문화에서는 관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계는 힘에 의해 불평등하게 맺어지고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계는 '윗사람 존중', '예의', '도리' 등의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다. 그런 관계에서 보통 이익을 보는 것은 상대적으로 힘이 많은 쪽이다. 상대적으로 힘이 적은 쪽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가장 큰 문제는 관계가 불편하고 부당해도 상대적 약자는 문제를 제기하거나 불만을 드러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힘의 관계가 강조되는 사이에서는 그러므로 '문제'가 잘 표출되지 않는다. 상대적 약자는 힘의 관계를 받아들여 복종하고 상대적 강자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문제 없음'으로 받아들인다. 흥미로운 점은 상대적 약자는 이런 관계를 '문제'로 인식하고 때로는 '갈등'으로까지 여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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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갈등해결 4 약자는 왜 갈등을 만드나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8. 11. 14. 11:43
약자의 전략적 선택 갈등은 관계에서 생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관계가 없다면 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다. 때문에 갈등은 평소 잦은 접촉이 이뤄지고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거나 있어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생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이 불안한 마음으로 갈등을 마주하고 그런 상황을 아주 불편해한다. 그런데 이런 갈등을 이해할 때 눈여겨봐야 할 점은 사람들 사이에 흔히 만들어지는 힘의 관계다. 나이, 직위, 교육수준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가지고 있는 정보, 인맥, 취향 등과 관련해서도 사람들은 누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누구보다 힘이 있거나 없는지를 파악해 힘의 관계를 만든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 그 힘의 관계가 대가족, 회사, 단체 등 집단과 조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되고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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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형성과 해결의 조건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22. 15:02
갈등 형성의 조건갈등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문제를 모두 '갈등'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갈등이 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갈등이 되려면 당사자들이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쪽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갈등이 될 수 없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 약자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상대적 강자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에게 불편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상대방이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직접 문제를 제기하거나 표현해야 한다. 다음으로 갈등이 되려면 상호작용이,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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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연재 6 갈등과 힘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6. 17. 10:35
힘의 불균형, 그 불편한 진실 사람들 사이에는 흔히 힘의 차이가 존재한다. 힘의 원천은 여러 가지다. 나이, 성별, 가족배경, 민족배경 등 선천적인 것도 있지만 직급, 교육수준, 경제력, 정보, 인맥 등 후천적인 것들도 힘으로 작용한다. 이런 것들은 사람들 사이의 자연스런 '다름'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힘의 차이로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적극 활용하려 한다. 그런 상황 중 하나가 바로 갈등 상황이고 그래서 갈등은 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당사자들 사이에 힘의 불균형이 얼마나 심한지, 또는 반대로 힘이 어느 정도 균형잡혀 있는지가 갈등의 전개와 해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실 힘의 불균형이 극심하면 갈등은 잘 생기지 않는다. 강자가 약자를 찍소리도 못하게 억압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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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 논란, 도-민 갈등?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5. 3. 18. 00:00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중단 사건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것을 '사건'이라 부르는 이유는 적어도 내 눈에는 사전적 의미처럼 "문제가 되거나 주목을 받을만한 뜻밖의 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무상급식 중단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수렴은 고사하고 경남교육청과도 제대로 논의를 거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결정됐으니 정상적인 정책 결정으로 볼 수 없다. 주목할만한 것은 대선주자로 한 판 뛰고 싶은 홍준표 도지사가 그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무상급식 반대 이슈를 치고 나간 것이란 정치적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 주 여론조사에서 홍지사는 도내 직무평가 지지율에서 50%에 육박하는 부정평가를 받아 굴욕을 겪었지만, 반대로 전국적인 대전주자 지지도와 여권 내 지지도에서는 소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