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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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갈등해결 2 갈등을 만들 것인가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8. 8. 27. 16:51
갈등은 불편한데... 이전 글에서 갈등을 정면으로 마주할 것을 권했지만 갈등은 생각만 해도 불편한 일이다. 갈등 있는 삶과 없는 삶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누구든 갈등 없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갈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힘든 것은 다른 사람과 갈등을 겪는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갈등과 관련해 상대편을 비판하고 그에게 책임을 돌리면서도 사람들은 갈등에 직면한 자신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갈등에 직면한 자신을 돌아보고 (비록 상대편에는 그런 자신을 숨기지만), 자신의 심리적, 정신적 상태를 점검하며, 되도록 타인의 평가를 받는 일을 피하기 위해 혼자서 갈등을 '정리'하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갈등이 불편하고 갈등에 직면한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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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갈등해결 1 정면으로 마주하기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8. 7. 27. 15:01
갈등, 누구나 겪는 일 모든 사람은 갈등을 겪는다. 여기서 갈등은 개인 또는 집단 사이에서 특정 문제를 둘러싸고 생기는 대립과 충돌을 말한다. 때로 내적 갈등, 그러니까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번민'을 갈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학문과 사회 영역에서 다루는 '갈등'이 아니다. 갈등은 기본적으로 둘 이상 당사자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등에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설사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갈등이 생기면 태도와 행동이 달라진다. 이런 갈등은 삶의 한 부분이다. 모든 인간은 각자의 이익 및 필요를 가지고 있고 살면서 그것이 다른 사람의 이익 및 필요와 배치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런 상황에서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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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과 갈등의 해결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8. 6. 15. 09:35
낮은 투표율과 직접민주주의의 필요성 지방선거가 끝났다. 별다른 이변은 없었다. 예상한 대로 여당이 거의 싹쓸이를 했다. 다만 그 싹쓸이가 전대미문의 수준이라 좀 놀라울 뿐이다. 사실 가장 놀라운 것은 60.2%라는 투표율이다. 이 숫자는 두 가지 면에서 놀랍다. 하나는 이것이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60.2%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단순히 계산하면 이것은 누군가 50% 이상의 지지로 당선됐어도 사실은 전체 유권자 중 30%의 지지만 받았음을 의미한다. 80%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유권자 반 정도의 지지를 받는 것이 된다. 그런데 많은 당선자가 전체 유권자 30%의 지지도 못 받고 당선됐다.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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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정의와 무관한가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8. 5. 17. 11:42
갈등해결, 약자의 정의 외면? 간혹 갈등해결을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양보와 타협만을 강요하는 문제해결 방식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정의'의 문제다. 세상의 많은 문제와 갈등에는 분명 잘못한 쪽과 잘한 쪽이 있을텐데 갈등해결은 모든 당사자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그럼으로서 '정의로운 해결'이 아니라 잘못한 쪽, 특별히 힘 있는 강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힘 없는 약자의 항복을 받아낸다고 생각한다. 대화와 합의 등 겉으로 강조되는 내용을 보면 그런 오해를 할 만도 하다. 그러나 감히 단언하건데 갈등해결은 정의를 외면하지도 않고 약자의 억지 합의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래서는 안 되고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갈등해결'로 불리는 방식이 아니다. 갈등해결은 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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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소통의 체계화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8. 3. 13. 16:57
소통, 공동의 책임이지만.... 갈등과 갈등해결에 대한 강의를 하다 보면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통'이다. 소통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갈등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소통은 간단히 말해 '서로 생각과 뜻을 잘 전달하고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서로'다. 소통이 한 사람의 일방적 행위가 아니라 상호적인 행위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소통의 결과에 대해서는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 소통의 방식에 문제가 있든, 수단에 문제가 있든 서로 생각과 뜻을 잘 전달하고 이해하는 데 실패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소통이 공동의 책임이 되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이 이뤄진 사이에서의 소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A와 B가 소통한다면 어느 누구도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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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형성과 해결의 조건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22. 15:02
갈등 형성의 조건갈등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문제를 모두 '갈등'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갈등이 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갈등이 되려면 당사자들이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쪽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갈등이 될 수 없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 약자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상대적 강자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에게 불편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상대방이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직접 문제를 제기하거나 표현해야 한다. 다음으로 갈등이 되려면 상호작용이,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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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갈등 관리 또는 해결?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1. 10:42
신고리 공론화위, 모델 케이스?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또는 재개를 결정하는 공론화 과정이 끝났다. 최종 결과가 발표된 후 2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아득한 옛 일처럼 생각된다. 공론화 과정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특별히 갈등해결을 전공하고 연구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생각과 분석을 하게 만든 과정이었다. 최종 결과 발표 직후의 사회적 반응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사 재개와 중단 의견의 의미 있는 차이 때문에 이의 없이 결과를 받아들였다. 또한 미래의 원전 축소에 대한 높은 지지율 때문에 현명한 판단이 내려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양측 의견 차가 크지 않을 경우 큰 사회갈등이 생길 것을 우려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안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공론화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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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해결 연재 10 핵심은 시민참여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9. 18. 15:30
공공갈등, 시민은 왜 저항하는가공공갈등은 왜 생길까? 그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주장이 존재한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힘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쨌든 갈등이 생기고 장기화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갈등에 직접 노출된 특정 지역사회나 마을은 정상적 삶이 거의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현재까지 한국사회가 겪은 공공갈등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의 일방적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런 결정방식과 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시민들이 저항하면서 갈등이 생기곤 했다. 앞에서 얘기한 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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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관리의 시대?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8. 4. 15:09
갈등관리와 공공갈등 얼마 전 출범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관련한 기사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처음 접한 단어가 있었을 것이다. 바로 '갈등관리'다. 우리사회에서 갈등관리는 이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갈등에 대한 하나의 접근 방식을 일컫는 말로, 갈등이 확산되지 않고 갈등을 유발한 사회나 집단의 구조나 환경을 유지하면서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른 하나는 공공갈등의 예방과 해결 전반을 다루는 영역을 일컫는 말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는 흔히 갈등해결을 대체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갈등관리'라는 말 자체는 갈등의 근본원인을 규명하고 갈등을 만든 구조와 문화를 뿌리부터 바꾸는 것보다는 현재의 구조와 문화를 유지하면서 갈등의 확산을 막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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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해결 연재 9 누구에게 이익?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7. 26. 16:19
누구를 위한 대화?공공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최종적이자 효율적인 방법은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갈등 사안을 논의하고 여러가지 대안을 찾은 후 합의를 하는 해결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모든 당사자들이 수용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가능하다.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해결 과정에 대한 생각은 당사자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다. 공공갈등의 당사자는 보통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한 그룹은 정책이나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들과 일하는 시공업체 등이 포함된다. 다른 한 그룹은 해당 정책이나 사업의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주민이나 이익단체, 그리고 때에 따라 그들과 연대하는 시민단체들이 포함되기도 한다. 두 당사자 그룹은 일단 공공갈등을 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