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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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연재 3 갈등과 한국문화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5. 10. 10:41
한국문화, 역할을 강조 갈등과 관련해 내 주특기 분야 중 하나가 갈등과 한국문화의 관계를 성찰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한국인이 한국문화를 성찰하고 분석하는 것이 뭐 특별한 일이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문화에 별 관심이 없다. 한국에서 갈등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물론 매일 접촉하는 사람들이 뼛속까지 한국문화에 찌들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굳이 한국문화를 해체하고 분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행동과 생각 하나 하나, 특히 도전적 상황인 갈등에 직면했을 때 하는 판단과 행동 모두가 한국문화와 관련돼 있다. 그러니 한국문화를 성찰 분석하지 않고 갈등을 이해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문화는 집단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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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전환의 적용, 비현실적?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3. 22. 16:40
완벽한 이론, 어려운 적용사람들은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말을 하곤 한다. 정말 현실성이 없는 것에 대한 반응일 수 있지만 때로는 너무 완벽하고 매력적인 이론이나 주장에 어깃장을 놓기 위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갈등전환 이론은 아마도 그런 말을 들을 법한 이론인 것 같다. 실제 난 박사 논문 심사를 받을 때 비슷한 도전적인 질문을 받기도 했다. 물론 나를 시험하기 위한 의도된 질문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것은 다른 말로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은 가장 필요한 이론이라는 얘기도 된다. 그러니 너무 겁을 먹거나 어깃장을 놓기 전에 찬찬히 정말 현실성이 없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전환(transformation)'은 사전적으로 '변형'이나 동물의 '탈바꿈', '변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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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전환 & 피스빌딩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3. 15. 15:32
피스빌딩과 갈등전환 갈등전환은 피스빌딩(peacebuilding)과 함께 언급되거나 연구되곤 한다. (피스빌딩은 '평화구축'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국내에 아직 충분한 연구와 합의가 부족한 관계로 이 글에서는 그냥 피스빌딩이라고 쓰기로 한다) 이는 갈등전환 이론을 체계화시킨 존 폴 레더락이 피스빌딩 연구에 있어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는 두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평화갈등연구 영역에서 갈등해결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피스빌딩을 함께 연구한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피스빌딩과 갈등전환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이해해야 하는지 전공자들조차 혼란스러워할 때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부분을 좀 정리해보려고 한다. 먼저 피스빌딩의 개념부터 정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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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전환 & 관계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3. 10. 10:56
갈등전환, 관계에 초점 갈등은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내가 갈등을 한 마디로 설명할 때 하는 말이다. 즉 갈등은 사람들 사이에서, 특별히 관계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긴다는 얘기다. 서로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이에서도, 그리고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집단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기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런데 개인갈등이든 집단갈등이든 관계와 무관하게 생기는 갈등은 없다. 설사 기존의 관계가 없거나 얕더라도 갈등이 생기고 지속되는 이유는 이제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즉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로 인해 서로의 이익을 방해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관계가 계속 이어지고 그것이 향후 서로의 이익에 지속적으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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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전환 & 구조적 접근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3. 7. 11:09
갈등해결 연구, 구조에 주목구조는 갈등해결 연구의 핵심 주제 중 하나다. 갈등해결 연구의 기본 입장은 다는 아니라 할지라도 거의 대부분의 경우 구조의 문제가 갈등을 만드는 근본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초기 갈등해결 연구에서부터 일관되게 이어져온 주장이고 이런 이유로 갈등해결은 구조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구조의 문제는 평화갈등연구가 태동되던 때부터 지적된 것이지만 그것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1960년대 후반 요한 갈퉁이었다. 그는 태도(A/atttitude), 행동(B/behavior), 모순(C/contradiction)이라는 세 개의 꼭지점을 가진 갈등 삼각형을 제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갈등은 세 가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개되는데 A나 B가 나타나지 않고 C가 존재하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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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 갈등전환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3. 4. 15:24
전환의 등장갈등과 갈등해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전환(conflict transformation)'이란 용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해결과 구별하기 위해 전환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접근의 하나로 전환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평화학이나 사회학이 아니라 행정학과 관련지어 공공갈등을 다루는 사람들 중에도 전환이란 용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 관심이 이론을 심층적으로 이해한 것에서 출발했는지와는 별개로 말이다. 어쨌든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몇 차례 갈등전환에 대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이유는 내가 갈등전환 전공자기 때문이다. 내 대학원 학위는 갈등전환 석사고 박사학위는 평화학이지만 세부 전공이 갈등해결이고 공공갈등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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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구조, 꿩 대신 닭?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2. 29. 12:49
화살은 쉬운 타겟을 찾는다 며칠 전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는 한국사회에서 계층 사이 갈등이 심각해서 그 갈등이 단순한 대립이나 충돌이 아니라 단절, 원한, 반감, 단죄 등의 극단적 감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층 갈등이 이미 사회적으로 굳어졌고 그 갈등 속에서 사는 개인들의 피로감과 현실적 경험이 그런 극단적 감정을 만들어냈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연구보고서는 다만 그것을 한번 더 확인해줬을 뿐이다. 이런 주장이 말해주는 것은 사실 한 가지다. 우리 사회에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구조적 문제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고, 구조적 문제가 완화되거나 계층 갈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어도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것이다.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 구조적 요인(struc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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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방심하면 망한다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2. 26. 15:02
마주 앉았으니 됐다고?작은 문제가 됐든 심각한 갈등이 됐든 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동시에 최후의 수단은 대화다. 이것은 문제나 갈등으로 골치를 앓는 당사자들이 마주 앉아 논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마주 앉는' 것이 쉽지 않다. 문제나 갈등이 심각할수록,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대결하고 비난하는 것이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대에 대한 미움이 증오로 바뀐다. 그러니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마주 앉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된다. 이런 사람들이 마음이 변해서건, 아니면 주변의 압력 때문이건,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마주 앉기로 했다면 그 자체로 대단하고 축하할 일이다. 무엇보다 문제 해결의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일종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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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주민투표, 갈등 예고편의 완성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5. 11. 13. 17:28
'법적 효력 없음'? 원자력발전소(어떤 사람들은 핵발전소라고 부르지만)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영덕에서 실시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결과는 32.5% 투표율로 무효다. 주민투표법에 따라 인정을 받으려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사실 이번 주민투표 자체가 법적으로 인정된 것이 아니었으니 3분의 1 이상이 참여했어도 아무런 법적 효력은 없다. 그래서 정부는 투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법적 효력은 없어도 그만큼의 주민들이 법적 효력도 없는 투표에 참여했고 자신의 의사를 표명했다는 사실이다. 산자부는 영덕군 의회에서 결의해 원전 유치를 신청했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법적 효력도 없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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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연재 2 갈등, 문제는 관계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5. 11. 3. 10:25
갈등, 사람 사이의 문제 갈등은 사람들 사이의 문제다. 갈등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논란이 되는 일이 아니라 그것을 판단하는 사람이다. 어떤 현안이나 상황에 문제 제기를 할지 말지를 결국 누군가가 결정한다는 얘기다. 개인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관이나 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특정 현안이나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자나 총괄 책임자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문제로 삼을지 아닐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사적, 공적 이익과 불익에 대한 복잡한 계산이 혼재돼 있다. 물론 상대편도 여러 측면을 고려해 판단을 한다. 그러니 특정 현안이나 사업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갈등은 결국 사람들 사이의 문제인 것이다. 갈등이 사람 사이의 문제라는 것은 곧 갈등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