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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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 논란, 도-민 갈등?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5. 3. 18. 00:00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중단 사건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것을 '사건'이라 부르는 이유는 적어도 내 눈에는 사전적 의미처럼 "문제가 되거나 주목을 받을만한 뜻밖의 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무상급식 중단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수렴은 고사하고 경남교육청과도 제대로 논의를 거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결정됐으니 정상적인 정책 결정으로 볼 수 없다. 주목할만한 것은 대선주자로 한 판 뛰고 싶은 홍준표 도지사가 그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무상급식 반대 이슈를 치고 나간 것이란 정치적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 주 여론조사에서 홍지사는 도내 직무평가 지지율에서 50%에 육박하는 부정평가를 받아 굴욕을 겪었지만, 반대로 전국적인 대전주자 지지도와 여권 내 지지도에서는 소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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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명 연장, 극소수의 다수결로?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5. 2. 28. 00:00
새벽 1시 표결. 월성 1호기 원전 운영 2022년까지 연장 결정. 이해할 수 없다. 뭐가 급해서 그 시간까지 회의를 하고, 표결을 새벽 1시에 한단 말인가. 노후한 월성 1호기 폐쇄 여부를 논의한 주요 이유는 안전 문제 때문이다. 그런데 새벽 1시에 표결을 했다는 것은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빨리 결정을 해서 문제를 봉합시키겠다는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 원전 주변 주민들의 안전이 달려 있고, 전 국민의 눈이 쏠린 민감한 문제며, 향후 다른 노후 원전 결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결정을 그렇게 밤에 도둑질하듯 처리하다니 좀 심한 말로 '제정신인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새벽에 표결을 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몇 명이서 자기들끼리 논의해서 전 국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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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속의 한국인, 나는 누구?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5. 1. 23. 00:00
최근 인상 깊었던 TV 드라마가 있었다. '피노키오'다. 재미도 있었지만 언론의 문제를 깊이 있게 짚어내 대중 드라마답지 않은 포스를 내뿜었다. 특별히 눈길을 끈 것은 등장인물들이 불의를 대하는 태도와 행동이었다. 너무나 이상적이어서 현실이어야 하지만 왠지 현실적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들이 가까운 사람들, 그것도 엄마와 형 같은 가족과 관련된 불의를 과감하게 만천하에 밝히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양심과 정의가 우선이다. 그렇다고 가족을 포기한 것은 아니고, 드라마인지라 그렇게 되지도 않았다. 불의를 저지른 쪽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불의를 고발하는 가족의 행동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아주 따뜻한 얘기지만 한국사회에서 실제로는 접하기 힘든 얘기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인 것이다. 한국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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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한 민주주의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11. 28. 00:00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일게다. 정치인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정권을 잡으려고 할 때, 그리고 국민들이 힘들고 피곤해도 정부와 정치인들을 감시할 때 내세우는 이유가 모두 국민이 행복해지는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정부도 출범하면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거의 2년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개별 평가는 각자에게 맡겨둘 일이지만, 큰 그림을 보면 행복하지 못한 국민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예전보다 더 불행해졌거나, 또는 정치 때문에 매일매일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이 정부, 그리고 지금의 정치는 실패한 것인가? 물론 한 마디로 결론을 낼 수는 없다. 이 정부는 3년이 넘는 시간이 더 남았고 정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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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원전 투표, 갈등은 커간다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10. 20. 00:00
삼척 원전 유치 주민 투표 결과가 나온지 일주일 이상이 지났다. 지금까지 정부는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관련부처인 산업부는 국감장에서 "주민 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삼척 원전은 "적법한 절차로 결정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책과 관련된 갈등 사안에 대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형적이고 흔히 볼 수 있는 대응 태도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갈등이 저절로 사그라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자신들이 대응하면 오히려 벌집 쑤시는 꼴이 될 수 있고, 그러면 일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거나 초반에 쐐기를 박아두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이 에너지를 소진한 후 제풀에 나가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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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완료, 갈등 끝?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9. 24. 00:00
경남 밀양 5개 면의 송전탑 69기의 조립이 완료됐다. 한전은 11월 말까지 송전탑과 송전탑 사이에 전력선을 연결하는 공사를 끝내고 12월 초엔 신고리원전 1, 2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시험 송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획보다 4년 늦게 완료된 것이다. 한전으로서는 안도의 숨을 내쉴만 하다. 송전탑 건설이 끝났으니 한전은 수년 동안 전국을 뒤흔들었던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도 이제 끝났다고 기대할 것이다. 아직은 주민들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건설된 송전탑을 뽑아버릴 수는 없을테니 결국 갈등은 이제 일단락 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대부분의 갈등은 다섯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첫 단계는 단계로 아직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당사자들 사이의 대립도 본격적으로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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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 공공기관의 갈등 접근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9. 19. 00:00
대한민국을 '갈등 공화국'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단순 과장된 이런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갈등 연구자의 시각에서 보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살다보면 갈등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특별히 우리 사회에는 갈등이 많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하나는 제대로 해결되는 갈등이 없다보니 계속 축적만 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피할 수 있거나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이 악화되고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원인은 사회적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갈등에 대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접근이다. 우리나라의 사회 갈등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공공 갈등이다. 공공 갈등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 및 행정과 관련해 발생하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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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폭발하는 사람들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9. 6. 00:00
명절은 좋은 날이다. 특별히 오랫동안 못보던 형제, 자매, 부모,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모두 앉아 한국적인 가족의 의미를 새삼 눈으로 확인하면서 끈끈한 정을 확인하는 때다. 그런데 명절에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중 하나가 말싸움이다. 좋은 음식을 먹고 힘이 솟아서인지 가끔은 멱살잡기나 '한 방 먹이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사람이 많으니 말리는 사람도 많고 그러니 더 시끄러운 일이 되곤 한다. 물론 온 동네에 망신살이 뻗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말이 가족이지 평소 잘 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오랫만에 모였으니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오래된 앙금이 치고 올라와 생기는 일일 수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명절에 생기는 이런 '사고'는 절대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다. 오랫만엔 만난 사람들 사이에 말싸움이 생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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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편들기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9. 1. 00:00
갈등은 사람 사이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그럼에도 갈등에 면역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서는 다소 면역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항상 찜찜함은 남는다. 왜 그럴까? 갈등은 발생할 때마다 다른 이유, 다른 관계, 다른 주변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갈등은 그 전개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갈등에 직면할 때마다 매번 당황스러워 하고 불안해한다. 자신의 갈등이 아닐 때도 당황스럽고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둘 중 한 편을 들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문화에서 특별히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변 사람들이 갈등에 직면했을 때 편들기의 압력을 받는 이유는 관계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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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한다는 것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4. 8. 27. 00:00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있는데 상대가 자기 맘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이 점잖게 하는 말이 '대화로 풀자'는 얘기다. 이 말은 사회적 위치가 높을수록, 체면을 지킬 필요가 많은 사람들일수록 선호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회적 위치와 체면 때문에 성질대로 대거리를 할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내뱉는 말이기도 하다. 이유야 어찌됐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런데 대화를 정말 바람직한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을 너무 많이 목격하곤 한다. 분명 '대화를 하자'고 앉은 사람들이 자리를 뜨면서 하는 말은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뭐 욕지거리가 나오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것은 대화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