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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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 겨우 20여 년 살았는데...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7. 5. 29. 17:45
스무살, 세상 쓴 맛 다 안다 학부 강의시간에 자신이 지금까지 겪은 폭력 사례를 써 내라고 했다. 20여 년의 세월 동안 그들이 겪었다고 쓴 사례들은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놀라웠다. 우리 주변에 크고작은 폭력이 널려 있음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들에게는 큰 상처를 준 사건이었다. 물론 그랬기에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례들이 나이 및 직위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덧붙여 여대 강의라서 여자로서 겪는 폭력적 상황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직위가 높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아니라 강요와 압력으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고 나아가 존경까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인상적인 것은 많은 학생들이 당시에는 폭력인줄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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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만드는 정부, 제발 그만!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5. 12. 10:51
갈등 공화국의 레시피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취임했다. 보궐선거다 보니 선거 하루 후 새 정부를 보게 됐다. 아니 사실은 아직 구성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높다. 지난 해 가을부터 거의 반 년 이상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들고, 매일 시간 단위로 뉴스를 검색하고, 그것도 모자라 정치권의 헛발질을 감시하고 염장지르는 일을 직접 제재하며 시민들이 만들어 낸 새 정부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먼 과거로 후퇴시켰던 정부를 바꾸고 정부 기능을 정상화시키게 됐으니 기대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이 상황에서 내가 제일 관심 있는 것, 아니 새 정부에 간곡하게 요청하고 싶은 것은 제발 갈등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갈등 공화국이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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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안보 문제?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7. 4. 27. 11:31
사드 기습 배치, 치욕의 날 많은 사람들은 2017년 4월 26일을 치욕의 날로 기억할 것이다. 새벽 어둠을 틈타 미군은 성주 소성리에 사드배치를 강행했고 주민들은 경찰에 막혀 항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찰은 미군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물리력까지 동원해 소성리 주민들과 종교인들을 막았다. 참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미군이 공여받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해도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국 땅을 밟아야 하는데 한국 경찰이 자국민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그것을 도왔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와 국방부의 협조와 지원, 그리고 정치권의 무관심과 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만 봐도 국민 50% 이상이 사드배치를 반대했고 무엇보다 사드가 배치되는 곳 주민들이 강하게 저항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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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선거, 정말 못 봐주겠다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7. 4. 14. 10:51
어쩌다 조기대선...곱씹어 보길 바래~사실 익숙한 모습이다. 정책이 아니라 신변잡기를 탈탈 털고, 검증이 아니라 공격을 하고, 능력이 아니라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선후보들은 내가 나이가 먹은 것만큼 오래 보아온 것이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유독 짜증이 날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이번 대선은 조기대선이다. 이 나라 정치가 정상이 아닌 상황, 다시 말해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얘기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의식 있는 '시민들'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이 나라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보통 해온 일이 판 깔아 주면 나와서 '광 파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국민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는 꼴이니 더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긴 과거를 되돌아보면 판을 엎지만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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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해결 연재 7 공동체 파괴는 어쩌나..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3. 29. 10:53
공공갈등의 공동체 영향 공공갈등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갈등 당사자가 주로 집단이라는 것이다. 각종 국책사업은 물론 지역개발, 입지선정, 시설이전, 시설건설 등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공공갈등으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과 갈등을 겪는 핵심 당사자는 지역공동체나 마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은 공공갈등의 영향 범위가 넓고 때로 가늠할 수 없을만큼 파급력이 클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우선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숫자만 봐도 해당 지역이나 마을의 전체 주민이 직접 영향에 노출된다. 그 영향은 현재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미래 세대에까지 이어진다. 물리적 영향의 범위 또한 개인의 주거와 작업 공간을 넘어 전체 마을이나 지역까지 포함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갈등이 지역이나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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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함부로 말하지 마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7. 3. 11. 11:24
불편한 통합 담론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가 내려지자 정치권, 언론, 종교계 등이 일제히 '통합'을 얘기하고 있다. 그동안 탄핵을 찬성했든 반대했든 상관없이 헌재의 선고를 받아들이고 이제 갈라진 사회를 통합해 안정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화해와 화합을 주장하기도 한다. 언뜻 들으면 바람직하고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그런데 통합이란 말을 듣고 있자니 자꾸 구시대 정치가 떠오른다. 국가안보나 사회안정을 빌미로 잘못된 정치와 사회문제에 대한 저항과 문제 제기를 억압했던 그런 정치 말이다. 물론 현재 상황은 다르니 내 속이 좀 꼬였을 수도 있다. 그런데 백번 양보하더라도 지금은 기계적으로 통합을 얘기할 때는 아니다. '통합'을 제일 강하게 얘기하는 것은 정치권이고 거기에는 당연히 이제 대선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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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의심과 음모 사이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7. 2. 24. 10:18
가짜 뉴스의 '진실' 마케팅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다. 진짜처럼 정교하게 포장된 가짜 뉴스를 가려내는 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정치인들도 그런 뉴스를 믿고 대중을 선동할 정도니 이제 가짜 뉴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그것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공식적인 가짜 뉴스는 만우절 뉴스 정도였다. 그리고 그것은 유쾌한 일탈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돌고 있는 가짜 뉴스는 내용과 목적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이것은 가짜 뉴스의 영어 표기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영어로 가짜 뉴스는 fake news다. 진짜가 아닌데 진짜인 체하는 뉴스란 얘기가. 그에 반해 만우절의 가짜 뉴스는 joke로 표기된다.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서 만들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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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만 보는 안보 프레임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7. 2. 16. 10:57
왜 그리 북한에 취약한지...북한의 도발은 언제나 성과를 낸다. 거의 백발백중이다. 북한의 행동은 항상 이목을 끄는데 그중 북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지어 취약하기까지 한 영역은 정치권이다. 마치 살짝 건드리면 톡 터지는 봉숭아씨처럼 정치권은 북한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 마디에 적극 반응하고 대응책을 내놓는다. 물론 그 대응책이 한치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즉흥적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심지어 북한에 대응해 정책이나 입장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도 한다. 이번 일이 그렇다.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자 사드배치를 반대했던 국민의 당은 찬성 입장으로 선회하려 하고 있고, 차기 정부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유지했던 민주당은 "새로운 사실이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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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해결 연재 6 재산권 vs. 공공이익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2. 6. 14:15
재산권 보장 vs. 님비공공갈등, 그러니까 공공정책 결정과 실행을 둘러싸고 공공기관과 시민 당사자 사이에 생기는 갈등은 많은 경우 재산권 문제와 결부된다. 특별히 정책이 물리적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거의 백퍼센트 재산권 문제가 관련된다. 대상이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땅, 집, 가게 등의 가격 및 매매 등이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 거주지 이전, 보상 수준 등의 문제가 부수적으로 따라오지만 그런 문제들 또한 직접, 간접으로 재산권 문제와 관련돼 있다. 때문에 특정 정책이나 사업이 개인의 재산권에 얼마만큼 심각한 영향을 미치느냐가 시민 당사자의 저항과 공공기관과의 대결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가 된다. 재산권 문제는 생존까지는 아니어도 현재의 생활은 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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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그들만의 리그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7. 1. 24. 10:43
한국교회, 개혁 1주년은 언제나...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작년부터 관련된 이런저런 기사와 글이 나오고 있다. 여러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종교개혁은 기독교에게 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때문에 그 의미를 현재의 상황에서 분석 및 재해석하는 것은 당연하고 불가피한 일이다. 특별히 많은 목사들과 신학자들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진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주장이 가장 중요한 핵심을 비켜가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유감이다. 그것은 '누구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교회를 개혁할 것이냐'다. 그리고 그 개혁 작업에 '누가 참여할 것이냐'다.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목사들과 신학자들이 개혁을 얘기하고, 큰 방향을 제시하며, 운이 좋아 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