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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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정착촌-50년의 약탈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18. 3. 2. 10:17
베들레헴 목자의들판 인근 정착촌 정착촌의 시작과 형태 1월 10일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 웨스트뱅크에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허가했다. 2018년에 1,285채의 주택을 건설하고 20개의 정착촌에 추가로 2,500채의 주택건설을 진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트럼프의 선언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발표를 전 세계 언론은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가 트럼프의 선언에 항의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지를 업고 팔레스타인 영토 약탈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당장은 평화회담이 시작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평화회담이 진행된다면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정착촌은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될 것이다. 세계의 비난은 아랑곳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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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과 집단의 폭력성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2. 28. 17:35
집단의 잔인함 현재 진행 중인 미투운동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참담함이다. 기사를 읽다보면 욕과 구토가 한꺼번에 나올 지경이다. 그러다 곧 자괴감이 밀려온다. 어떻게 그렇게 큰 집단과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벌어졌을까? 우리사회는 도대체 얼마나 병들어 있는 것일까?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물론 우리사회에만 성폭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민주주의와 경제가 발전하지 않은 사회에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보다 더 선진적인 사회에도 여전히 많은 성폭력이 있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성폭력 폭로와 계속되고 있는 미투운동이 그 한가지 예다. 그런데 다른 점이 있다. 거기에서는 성폭력이 대부분 개인적인 공간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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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 평화 2 아래로부터의 평화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2. 13. 15:17
이벤트는 끝났다 '번갯물에 콩 볶아 먹는다'는 옛말이 생각났다. 1월 1일부터 한 달여 동안 숨가쁜 일정이 계속됐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고, 하루 뒤 우리 통일부 장관이 고위급회담을 제안했다. 그후 일사천리로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예술단 파견, 남북 여자아이스하키팀 구성 등이 결정됐다. 2월 8일 북한예술단의 강릉 공연을 시작으로 올림픽 개회식 남북선수단 공동 입장과 성화 점화, 북한대표단 방문, 북한예술단 서울공연 등 논의의 결과물인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북한 특사 김여정의 등장이었다. 중간 중간 예정에 없던 일도 생겼지만 모두 원만하게 해결됐다. 남과 북의 관계개선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11일엔 김여정 특사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돌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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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사회적 약자인 나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2. 5. 10:43
여자라서...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사건 폭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해 있고 세상의 유행을 가장 먼저 따라가는 한국사회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비로소 미투 캠페인이 한국에도 상륙한 것 같다. 사회 곳곳의 성차별적 구조와 문화가 견고한 상황에서 이 캠페인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고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는 충격적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그 사건이 검찰 조직 내에서, 다시 말해 성범죄를 조사하고 판단해야 하는 검찰 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이 검찰 조직의 폭력적, 비윤리적 구조와 맞물려 교묘하게 은폐되고 왜곡됐다는 점을 밝히는 데 주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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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빌딩과 한반도 평화 1 전쟁 후 피스빌딩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8. 1. 24. 10:34
피스빌딩의 적용 가능성 피스빌딩(peacebuilding) 개념은 1992년 라는 유엔 보고서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기존의 유엔 활동은 국가 및 집단 사이 무장 충돌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피스메이킹(peacemaking)과 휴전협정이나 평화조약 준수를 감시하는 피스키핑(peacekeeping)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인 접근은 사회 집단 사이의 갈등을 예방하고 무장 충돌의 재발을 막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유엔은 전쟁 후 전반적인 국가 및 사회의 재건, 사회 제도의 수립과 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형성, 나아가 집단 및 개인 사이 관계의 회복과 그에 대한 지원이 동반돼야 전쟁 및 무장 충돌을 예방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을 바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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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국이고 한국이 세계다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1. 5. 11:46
우리 앞의 2017우리 앞에 놓인 2018년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2017년을 뒤돌아봐야 한다. 새해는 이전 해의 연속이고 해가 바뀌는 것에 따라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단어는 ‘예루살렘’이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 대통령의 선언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여러 종교에게 상징적 장소인 예루살렘을 국제사회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 도시로 보고 있고 게다가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땅이다. 예루살렘의 지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에서 최후에 결정돼야 한다. 미국의 선언으로 이스라엘의 억압과 폭력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 세계 시민들도 세계 평화를 해치는 미국의 선언에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유엔 총회는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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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억압과 고통의 땅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17. 12. 8. 11:15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유대인들 예루살렘, 불법의 땅예루살렘이 국제 갈등의 핵으로 재등장했다.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의 속내와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국제사회는 당황과 황당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고 세계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물론 이를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스라엘 정부, 정통파 유대교인들, 그리고 보수 기독교인들이 그렇다. 이들이 알고 있고 주장하는 것은 하나다. 예루살렘이 유대인들의 성지고 그러므로 유대인들이 세운 국가인 이스라엘의 수도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무지와 불법의 합작품이다. 한 마디로 자기 좋을 대로 그냥 우기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지금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19세기 말부터다. 18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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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형성과 해결의 조건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22. 15:02
갈등 형성의 조건갈등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문제를 모두 '갈등'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갈등이 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갈등이 되려면 당사자들이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쪽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갈등이 될 수 없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 약자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상대적 강자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에게 불편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상대방이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직접 문제를 제기하거나 표현해야 한다. 다음으로 갈등이 되려면 상호작용이,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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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엔 인권 공격 남한엔 평화 판매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7. 11. 8. 17:10
트럼프, 북한 인권 소환트럼프 방한의 폭풍 같은 이틀이 지났다. 아니 사실은 지난 주부터 시작된 트럼프 반대 시민행동을 포함하면 거의 일주일의 긴장이 끝난 셈이다. 트럼프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국회 연설이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할지 대한민국이, 아니 전 세계가 주목했다. 연설은 예상을 비켜갔다. 연설 직후 대부분의 언론은 걱정한 것과 다르게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 언급이나 무역 문제에 대한 공격성 발언이 없었기 때문에 '잘 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트럼프는 오래된 '보수 우익'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북한 인권 문제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그리고 세계로 전해진 연설을 통해 그는 선정적인 내용까지 들먹이며 북한의 인권 탄압 실상을 고발했다. 대한민국 국회를 마치 북한 성토장처럼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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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갈등 관리 또는 해결?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1. 10:42
신고리 공론화위, 모델 케이스?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또는 재개를 결정하는 공론화 과정이 끝났다. 최종 결과가 발표된 후 2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아득한 옛 일처럼 생각된다. 공론화 과정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특별히 갈등해결을 전공하고 연구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생각과 분석을 하게 만든 과정이었다. 최종 결과 발표 직후의 사회적 반응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사 재개와 중단 의견의 의미 있는 차이 때문에 이의 없이 결과를 받아들였다. 또한 미래의 원전 축소에 대한 높은 지지율 때문에 현명한 판단이 내려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양측 의견 차가 크지 않을 경우 큰 사회갈등이 생길 것을 우려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안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공론화위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