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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국가 안보 vs. 국민 안전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5. 6. 8. 00:00
한 마디로 '갈수록 태산'이다. 정부의 대응은 뒷북 투성이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병원들의 안전불감증도 예상을 뛰어 넘는다. 메르스 확산 상황은 그야말로 '인재'다. 솔직히 나는 어떻게 질병관리본와 복지부 등 보건 당국이 상식 수준의 대응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또는 못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나는 그들이 능력이 없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주범이 된 지금 병원들과 의사들의 대처도 문제지만 그들까지 탓하기엔 솔직히 에너지가 딸린다. 사실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을 복장 터지게 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보건 당국과 정부의 대응이다. 대응 시나리오는 있었을까? 메르스가 위험한 전염병인 것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일이고 그런 와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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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경제, 제대로 '을'이 되는 것은...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5. 6. 1. 00:00
아침에 읽은 두 개의 기사는 닮아 있었다. 하나는 '베트남 한국 기업 갑질' 기사고, 다른 하나는 '방송사 비정규직 백화점' 기사다. 굳이 구분하자면 하나는 '노동력 착취'와 '노동자 인권 침해'에 대한 기사고, 다른 하나는 요즘 말로 '열정 페이'에 대한 것이다. 그렇지만 둘 다 쥐꼬리만한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노동자들의 얘기다. 첫 번째 기사의 내용은 하루에 화장실을 여러번 가면 엘로우 카드를 준 후 쌓이면 해고를 하고, 생산품 수가 맞지 않는다고 몸수색을 하고 땡볕에서 벌을 세우기도 하며, 휴일에 24시간 연속 노동을 시키는 등의 기가 차는 내용이다. 그렇게 혹독하게 일을 시키면서 노동자들에게 주는 임금은 법에 저촉되지만 않으면 되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베트남 기준 최저생활임금에 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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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장에선 현역처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5. 5. 16. 00:00
예비군 훈련장에서 모든 예상을 능가하는 초유의 총기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를 포함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가해자가 가까운 곳에서 조준사격을 했기 때문에 부상의 정도도 심하다. 이번 사고 역시 인재다. 그것도 기강이 심하다는, 다시 말해 모든 것을 눈꼽만큼의 융통성도 없이 원칙대로 한다고 주장하는 군에서 일어난 인재다. 물론 우리는 이미 겪은 각종 사건들을 통해 그런 원칙론이 군이 제 편할 때만 들이대는 주장임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사건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할지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결론은 이런 일은 자꾸자꾸 얘기하고 널리널리 의견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 기존의 것과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면서 군과 정부에 구체적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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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력, 민주사회의 모순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5. 5. 12. 00:00
오늘 아침 뉴스를 검색하던 중 눈에 들어온 기사 제목이 있었다. "..하룻밤에만 경찰 물대포 4만 리터 쏴"라는 제목이었다. 5월 1일 노동절 및 세월호추모 철야 집회를 막던 경찰이 안국동 네거리에서 살수차 3대로 집회 참가자들에게 쏜 물의 양이란다. 1.5 리터 페트병으로 2만 6666병 분량이고, 경찰이 2010년 이후 물대포를 사용한 13차례 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란다. 4만 리터를 1.5리터 짜리 물병에 담아 쌓아놓으면 얼마나 될까 생각해봤지만 상상이 안 간다. 그뿐만이 아니다. 물에 섞어 넣은 캡사이신 최루액도 무려 45 리터였단다. 이 양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경찰이 이렇게 막대한 양의 물과 캡사이신 최루액을 들이부은 이유는 시위대가 청와대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한 마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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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해결 현황과 과제평화갈등 연구/갈등해결 2015. 5. 4. 07:30
한국사회 공공갈등해결 현황과 과제: 한계 극복을 위한 제언 정 주 진 1. 공공갈등해결의 등장 공공갈등(public conflict)은 민주주의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공공갈등은 민주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실행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공공갈등이 발생할 이유가 없고 공공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은 곧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갈등은 정책 결정 및 실행과 관련해 발생하고, 공공정책에 대해 시민의 문제 제기 및 저항이 나타나며, 그에 따라 공공기관과 시민은 대립하게 된다. 공공기관이 시민을 고려해 정책을 결정하고 거기에 시민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민주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공공갈등은 발생할 수 없다. 다시 말해 공공갈등은 시민이 신변에 위험을 느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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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바람직한 갈등 대응평화갈등 연구/갈등해결 2015. 5. 4. 07:00
공공기관 갈등 대응, 바람직한 방향을 위한 제안 정 주 진 갈등관리의 덫 ‘갈등관리(conflict management)’는 한국사회에서 공공기관의 갈등 대응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로 자리 잡았다. 갈등관리는 동시에 공공정책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갈등에 대한 공공기관의 새로운 접근을 의미하는 용어가 됐다. 내용상으로는 공공기관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넘어서 시민 의견의 수렴, 시민 참여를 통한 정책의 결정,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과의 대화 및 협상 등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갈등관리 체계 하에서 정책 결정 및 실행 과정을 새롭게 이해하고, 시민들의 의견 개진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며, 시민과의 직접 대화와 협상까지 수용하겠다는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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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기독교인평화갈등 연구/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5. 5. 4. 06:30
한반도 평화,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 ‘한반도 평화’는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단어다. 이 말은 제일 먼저 남한과 북한의 평화적 관계를 생각나게 하고 더 나아가 남한과 북한의 평화적 공존을 상상하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 말은 진한 정치적 냄새를 풍기기도 하고 공허한 구호처럼 들리기도 한다. 단어적 의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실천이 동반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소비된 까닭에 오히려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한반도 평화’에 대해 우리가 알고 느끼는 것들이다. 한반도 평화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해하는 또는 쓰는 사람에 따라 내포하는 의미가 달라진다. 어떤 사람들에게 한반도 평화는 한반도 안에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다른 두 나라로 존재하고 있는 남한과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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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과 구조적 문제평화갈등 연구/갈등해결 2015. 5. 4. 06:00
공공갈등과 구조적 문제 정 주 진 1. 갈등과 구조적 문제 갈등을 연구하는 목적은 갈등을 이해하고 그 토대 위에서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때문에 갈등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갈등 및 갈등해결 연구의 토대가 된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상식에 근거한 것이지만 갈등의 원인 규명은 갈등 연구와 갈등해결의 실행에 있어 큰 의미를 가진다. 한 가지 갈등을 놓고 무엇을 원인으로 보느냐는 연구자(researcher) 또는 실천가(practitioner)의 학문적, 경험적 배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갈등 당사자에 따라 원인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갈등 원인에 대한 이해는 갈등해결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과정의 목표를 설정하고, 당사자들이 논의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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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분열을 넘어 평화적 공존으로평화갈등 연구/갈등해결 2015. 5. 4. 05:30
갈등과 분열을 넘어 평화적 공존으로 정주진 갈등과 대면하기 갈등은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다. 갈등은 현재의 부당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개선하고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갈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갈등 자체보다는 당사자들과 주변의 갈등 대응 방식 때문이다. 갈등이 긍정적 변화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들에게 갈등은 건강한 일상을 망치는 아주 불편한 상황일 뿐이다. 사람들이 갈등을 불편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가진 지식, 경험, 상식에 근거해 진행되는 상황에 익숙하고 그런 상황 전개를 편안해한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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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정의 평화 논의와 실천평화갈등 연구/평화 2015. 5. 4. 05:00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정의 평화 논의와 실천 정주진 세계교회의 정의 평화 논의 2011년 5월, 자메이카의 킹스턴에서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International Ecumenical Peace Convocation)가 열렸다. 전 세계 교회에서 1천 명 정도가 참석했고 지구촌 곳곳의 평화와 폭력 현안이 논의됐다. 이 대회는 2001-2010년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WCC)가 세계교회와 함께 진행했던 ‘폭력극복 10년 캠페인’을 마감하는 자리였다. 10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활동을 공유하고, 성과를 축하하며, 여전히 남은 문제들을 같이 고민해보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현상적으로 보자면 캠페인이 벌어진 10년 동안 세상의 폭력은 더 많아지고 뿌리도 깊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