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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국이고 한국이 세계다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1. 5. 11:46
우리 앞의 2017우리 앞에 놓인 2018년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2017년을 뒤돌아봐야 한다. 새해는 이전 해의 연속이고 해가 바뀌는 것에 따라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단어는 ‘예루살렘’이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 대통령의 선언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여러 종교에게 상징적 장소인 예루살렘을 국제사회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 도시로 보고 있고 게다가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땅이다. 예루살렘의 지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에서 최후에 결정돼야 한다. 미국의 선언으로 이스라엘의 억압과 폭력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 세계 시민들도 세계 평화를 해치는 미국의 선언에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유엔 총회는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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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평화인가?평화갈등 연구/평화 2017. 12. 22. 11:54
현 상황의 이해 조기 대선과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남북관계의 복원과 ‘한반도 평화’ 담론의 정상화였다. 보수 성향 정권은 9년 동안 남북관계를 완전히 동결시켰고 그에 따라 한반도 평화는 ‘전쟁 없는 평화’로 왜곡됐다. 진보 성향 정권은 남북관계를 회복시키고 전쟁 없는 평화가 아니라 대화와 평화적 공존에 기초한 ‘한반도 평화’ 담론을 정상화하는 과제를 안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것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없고 향후 전망도 밝지는 않다. 현 상황은 과거 보수 성향 정권 하에서의 남북대립과 한반도 긴장의 연장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 과거 정권은 선 핵포기를 주장하고 관계 단절을 한 후 남북관계나 한반도 평화에 대한 무관심 상태를 유지했다. 현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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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를 위한 관계 회복과 화해평화갈등 연구/갈등해결 2017. 12. 12. 09:40
갈등과 관계 회복사람들은 갈등이 종결되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갈등을 겪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쉽지 않고 때로는 전혀 가능하지 않음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갈등해결 과정, 다시 말해 당사자들이 대화와 합의로 갈등을 해결하는 구조화된 과정은 당사자들의 관계 회복에 관심이 있는가? 갈등해결 과정에서 관계 회복과 화해의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곤 한다. 과정이 흔히 갈등을 야기한 현안의 종결이나 상호 이익을 위한 ‘현실적’ 해결책 모색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사자들 사이 관계 회복을 다루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사치스럽고 때로 이상적인 접근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구조화된 갈등해결 과정과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두 가지 점에서 관계 회복을 다루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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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억압과 고통의 땅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17. 12. 8. 11:15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유대인들 예루살렘, 불법의 땅예루살렘이 국제 갈등의 핵으로 재등장했다.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의 속내와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국제사회는 당황과 황당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고 세계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물론 이를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스라엘 정부, 정통파 유대교인들, 그리고 보수 기독교인들이 그렇다. 이들이 알고 있고 주장하는 것은 하나다. 예루살렘이 유대인들의 성지고 그러므로 유대인들이 세운 국가인 이스라엘의 수도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무지와 불법의 합작품이다. 한 마디로 자기 좋을 대로 그냥 우기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지금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19세기 말부터다. 18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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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형성과 해결의 조건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22. 15:02
갈등 형성의 조건갈등에 대한 강의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문제를 모두 '갈등'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갈등이 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갈등이 되려면 당사자들이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쪽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갈등이 될 수 없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 약자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상대적 강자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에게 불편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상대방이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직접 문제를 제기하거나 표현해야 한다. 다음으로 갈등이 되려면 상호작용이,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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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엔 인권 공격 남한엔 평화 판매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7. 11. 8. 17:10
트럼프, 북한 인권 소환트럼프 방한의 폭풍 같은 이틀이 지났다. 아니 사실은 지난 주부터 시작된 트럼프 반대 시민행동을 포함하면 거의 일주일의 긴장이 끝난 셈이다. 트럼프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국회 연설이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할지 대한민국이, 아니 전 세계가 주목했다. 연설은 예상을 비켜갔다. 연설 직후 대부분의 언론은 걱정한 것과 다르게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 언급이나 무역 문제에 대한 공격성 발언이 없었기 때문에 '잘 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트럼프는 오래된 '보수 우익'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북한 인권 문제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그리고 세계로 전해진 연설을 통해 그는 선정적인 내용까지 들먹이며 북한의 인권 탄압 실상을 고발했다. 대한민국 국회를 마치 북한 성토장처럼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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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갈등 관리 또는 해결?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11. 1. 10:42
신고리 공론화위, 모델 케이스?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또는 재개를 결정하는 공론화 과정이 끝났다. 최종 결과가 발표된 후 2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아득한 옛 일처럼 생각된다. 공론화 과정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특별히 갈등해결을 전공하고 연구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생각과 분석을 하게 만든 과정이었다. 최종 결과 발표 직후의 사회적 반응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사 재개와 중단 의견의 의미 있는 차이 때문에 이의 없이 결과를 받아들였다. 또한 미래의 원전 축소에 대한 높은 지지율 때문에 현명한 판단이 내려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양측 의견 차가 크지 않을 경우 큰 사회갈등이 생길 것을 우려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안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공론화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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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그 어려움에 대하여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7. 10. 14. 11:59
평화는 순진한 생각?요즘처럼 '평화'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답답함을 느꼈던 적이 드문 것 같다. 평화학을 전공했고, 그후 계속 평화연구를 하면서 평화학 강의와 각종 평화교육을 하고 있고, 그래서 '평화'라는 단어를 많이 쓰게 되지만 사실 일상에서는 쉽게 쓰지 않아 왔다. 단어가 가지는 무게감과 진지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평화'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항상 역동성과 희망을 느낀다. 그런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평화를 생각하면 답답함이 느껴진다. 한반도의 긴장 때문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 또는 평화적 접근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시각,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거부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에서 평화적 접근을 얘기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한 대응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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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전쟁에도 냉정할 것인가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7. 9. 27. 11:09
너무 냉정한 언론한반도 긴장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높아졌는지 이젠 생각도 나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은 긴장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군사적 충돌 위험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미국 대통령과 북한 외무상은 유엔 총회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선정적인 욕과 공격을 주고 받았다. 세계 평화를 논의하는 유엔에서 말이다. 급기야 미국은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최첨단 폭격기를 북한 공해상까지 출격시켰다. 사실은 경고를 넘어 공격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언론이 이 문제를 보도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출격 사실 자체만 언급하거나 기사 말미에 잠깐 한반도 긴장과 위기 상황에 우려를 표했을 뿐이다. 일종의 장식품 정도로 상황 진단을 덧붙인 것이다. 정부의 대북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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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해결 연재 10 핵심은 시민참여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7. 9. 18. 15:30
공공갈등, 시민은 왜 저항하는가공공갈등은 왜 생길까? 그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주장이 존재한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하고,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힘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쨌든 갈등이 생기고 장기화된다는 것이다. 덧붙여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갈등에 직접 노출된 특정 지역사회나 마을은 정상적 삶이 거의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현재까지 한국사회가 겪은 공공갈등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의 일방적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런 결정방식과 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시민들이 저항하면서 갈등이 생기곤 했다. 앞에서 얘기한 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