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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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4. 3. 27. 00:00
어제가 천안함 사건 4주기였단다. 이날을 맞아 남한은 북한의 '유죄'를 재확인했고 북한은 다시 '무죄'를 주장했다. 아직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천안함 사건이 마치 '제 2의 한국전쟁'처럼 적대적인 남북관계의 상징이 되고 관계 개선에 치명적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전쟁과 다른 점은 천안함 사건은 우리 사회에 가장 신선한 최근의 집단 기억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집단 기억은 흔히 '살아 있는 역사' 역할을 하며 수시로 존재 가치를 드러낸다. 적대 관계, 또는 갈등 관계에 처해 있는 집단들은 상대가 미울 때마다 이 '살아 있는 역사'를 들먹이며 상대의 비인간성과 비도덕성을 강조하고 증오심을 다진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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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학의 평화 접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4. 3. 5. 00:00
평화학 강의를 하다 보면 가끔 세상만사가 결국 다 '평화'라는 큰 주제 안에 포함되는 것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사실 평화, 그리고 평화에 도전이 되는 폭력의 문제를 언급하다 보면 한국 사회, 나아가 지구촌이 직면한 많은 문제들을 다루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다뤄온 평화 현안들만 해도 작은 공동체 내의 폭력 문화와 갈등에서부터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경제 정의, 지구촌의 빈부 격차와 기후변화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범위도 넓다. 그렇다면 평화학, 또는 평화 담론은 세상의 모든 문제를 다루려는 것일까? 또는 평화는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일까? 대답은 'yes', 그리고 동시에 'no'다. 평화학, 또는 평화 담론은 세상의 많은 문제를 다룬다. 그래서 때로는 사회학, 개발학, 국제관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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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는 평화학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4. 2. 8. 00:00
평화학(Peace Studies)은 한국에는 없는 학문 분야다. 학문 분야가 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대학에 학과에 개설돼 있어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의해 전공자를 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연구자 집단이 형성돼 있어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연구 결과에 대해 비판적 평가와 토론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두 가지 기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므로 한국에는 평화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학문 분야로서 평화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에서 평화 연구가 아예 이뤄지지 않는 것도, 평화학 과목이 개설돼 있지 않은 것도 아니다. 평화학 과목은 여러 학과에서 선택 과목으로 개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평화학 전공자가 강의를 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