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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6. 1. 20. 11:32
북한의 수소폭탄? 아직은, 그러나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필립 코일, 로버트 가드, 그레그 테린
2013년 2월 이후 처음이지만 벌써 네 번째인 북한의 핵무기 실험으로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북한이 성공적인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한 폭발은 은둔의 왕국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경멸 섞인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실험은 북한이 핵무기 향상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것과 현재의 국제 제재 및 경고가 이런 북한의 시도를 억제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적이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핵출력과 지진파가 너무 낮아서 2013년 했던 실험과 비슷하다. 수소폭탄 폭발이라고 하기엔 폭발력도 너무 적다. 대규모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원자핵 분열을 이용하는 수소폭탄이 성공하려면 이번에 북한이 한 것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까지 더 폭발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북한의 실험이 중요치 않음을 의미하진 않는다. 모든 실험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킨다.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탄두를 소형화하는데 진전을 보였을 수도 있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 수준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핵무기 작동 및 정확한 발사 능력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핵무기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어도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대 16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미사일을 아직 실험하지 않았다. 또한 효과적인 재진입 로켓 본체나 발사체에 적합할만한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불확실성에 감춰져 있더라도 북한이 경제적, 정치적 대가를 감수하면서 맹렬한 속도로 핵무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몇 차례 결의된 유엔 제재로 인해 북한은 핵무기 실험을 금지당하고 있고 이전의 핵실험은 모두 국제 제재를 야기했다. 이번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이미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4차 핵실험을 비난했다. 그러나 과거의 모든 제재는 쓸모가 없었다. 제재와 강력한 성토는 북한의 계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대신 북한은 보다 강력하고 위험한 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매번의 실험은 북한의 비핵화를 더 도전적인 과제로 만들고 있다. 이 문제는 무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과의 협상이 이란의 핵개발 진전을 중단시키고 핵시설을 되돌려 놓을 계획을 만들어낼 때까지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합의의 일환으로 이란은 최근 2만 5천 파운드의 저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보냈고 핵무기 개발에 쓰일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중 3분의 2를 파기하고 있다. 이럼으로써 최소 15년 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저지되게 됐다. 비슷한 접근이 북한에도 적용돼야 한다. 그것을 위한 체계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중국은 2008년 이후 중단된 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사이의 6자회담 재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비핵화 회담이 성과를 내려면 두 가지 기본적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첫째, 중국은 북한에 대한 보호를 중단해야 한다. 6자회담은 중국이 유엔에서 북한을 격리시키는 것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핵 없는 안정적인 북한은 중국의 관심사다. 이런 동기에 맞춰 중국은 북한의 불안정한 핵 증강의 중단을 주장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와 북한 지도부에 대한 압력 행사를 지지하면 ‘추방 국가’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미국은 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을 제거해야 한다. 현재 미국은 북한에게 회담이 재개 전에 회담의 궁극적 목적이 비핵화임을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전제조건이 협상을 억제하고 회담 재개를 가로막고 있다. 이런 전제조건 대신 이제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의 다른 한편에서 외교적인 포용적 접근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전제조건을 없애는 것은 미국이 비핵화의 궁극적 목표를 포기하거나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대신 이 전제조건의 제거는 외교적 포용 접근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장벽을 없애고 북한에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요구하는 압력이 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이전의 시도들은 실패했다. 양측이 약속을 깸으로써 2003년 파기된 미국과 북한 사이 양자 합의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약속함으로써 6자 회담은 2005년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러나 6자회담은 상세 입증 방법과 북한의 미사일 실험 때문에 깨졌다.
과거의 실패와 상관없이 국제사회는 이제 북한이 어떤 외교적 접근으로도 무장해제시킬 수 없는 수준으로 핵 능력을 개발하기 전에 북한의 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 책임감 있는 중국이 참여하는 다자 회담과 북한을 협상에 복귀시키기 위한 장애물 없는 조건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시키고 향후 실험을 막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된다.
가드는 군축비확산센터(The 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의 명예대표다. 코일은 전 국방부차관이자 군축비확산센터 이사고 테린은 이 센터의 정책분석가다.
* 위 글은 2016년 1월 18일(현지 시간) 미국의회전문지인 The Hill에 실린 기고문을 번역한 것이며 원문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thehill.com/blogs/congress-blog/homeland-security/266119-north-korean-h-bomb-not-yet-but-time-is-not-on-our-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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