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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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집단 사이 갈등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2. 11. 11. 14:23
남남갈등, 보수와 진보의 갈등, 이념갈등. 우리 사회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자주 발생하는 갈등이다. 세 가지 갈등은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세 개의 용어가 호환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갈등들은 정치적 사건이나 상황을 매개로 표출되는 일이 흔하고 개인적인 면보다 사회적인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갈등이 정치인들이나 전문가들의 선동일 뿐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일 수 있다. 하나는 그런 갈등과 대결 상황에 무지하거나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일상의 접촉면이 동일 집단, 그러니까 정치적 성향과 이념이 같은 집단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갈등은 개인 차원보다 사회 차원에서 살펴봐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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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남북군사합의, '평화만들기' 의미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2. 10. 10. 17:05
지난 10월 7일 여러 뉴스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국방부 장관이 9.19 군사합의의 효용성이 의문”이라고 했음을 언급했다.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9.19 군사합의 폐기론에 대해 “공감한다”며 “북한은 합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는데 우리만 준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 통일부 장관은 7일 국정감사에서 “백지화를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라면서도 “최악의 상황에서는 여러 옵션을 모두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답했다. 무척 유감스런 일이다. 한편으론 정부가 쉽게 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하는 것 같아서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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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못해서 갈등이 생긴다?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2. 8. 10. 08:56
두 명의 친구가 있다. 대학 1학년 때 친구가 돼 내내 함께 다녔고 이제 졸업을 앞두고 직장을 구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한 친구는 월급은 적어도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시민단체에서 일할 기회를 찾고 있다. 다른 한 친구는 무조건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장이 최고라고 생각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와중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생겼다. 대기업의 갑질 및 기업윤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두 친구는 자연스럽게 그 문제를 얘기하게 됐고 서로 생각이 달라 여러 번 말다툼을 했다. 한번 말다툼을 한 후에는 며칠간 어색하게 지내곤 했다. 다른 사회문제와 관련해서도 이견이 생겼고 이젠 예전과 다르게 각자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면서 대립하는 사이가 됐다. 두 사람은 소통을 잘못해서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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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기억되지 않는 사람들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2. 6. 24. 09:33
한국전쟁의 기억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이다. 해마다 6월이면 한국전쟁은 다시 기억되고 기념된다. 그런데 3년이 넘게 계속됐던 전쟁과 한반도 곳곳에서 있었던 치열한 전투, 그리고 하루아침에 피란민이 되고 전쟁 한 가운데서 생명의 위협을 받았던 사람들이 겪었던 불안과 고통의 삶을 잠깐의 기념으로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70년 이상이 지난 전쟁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고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던 사람들은 기억이 희미해지는 노인이 됐다. 한국전쟁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 특히 어린이, 청소년, 청년 등에게는 알고 있는 여러 전쟁 중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이 오히려 더 생생할 수도 있다. 개인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한국전쟁의 기억이 거의 사라지거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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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참여적 정책 결정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2. 6. 13. 17:41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낮은 투표율이다. 전국 투표율은 50.9%으로 20년 만에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전에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2002년 3회(48.9%)보다는 2% 높았지만 직전 지방선거인 2018년의 7회(60.2%)보다는 9.3%나 떨어졌다. 광주광역시 투표율은 37.7%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두고 여러 분석이 많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투표가 정책 결정과 실행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낮은 투표율 때문에 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수치를 보면 명확해진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광주광역시의 경우 74.91%의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 광주 시민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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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평화에 대한 오해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2. 5. 23. 15:05
평화의 개념을 설명할 때는 보통 소극적(negative) 평화와 적극적(positive)를 언급한다. 소극적 평화는 물리적 힘을 통해 인간의 신체에 가해지는 직접적 폭력이 부재한 상태/상황을 의미한다. 적극적 평화는 직접적(direct) 폭력은 물론이고 구조를 매개로 가해지는 구조적(structural) 폭력과 철학, 이론, 사상, 종교적 가르침과 기호, 담론 등 문화적 수단을 통해 가해지는 문화적(cultural) 폭력까지 부재한, 다시 말해 모든 폭력이 부재한 상태/상황을 의미한다. 적극적 평화를 구조적 폭력의 부재를 강조하며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건 문화적 폭력의 부재다. 구조적 폭력의 개념을 고안한 요한 갈퉁은 약 20년 후에 직접적, 구조적 폭력을 정당화하고 합법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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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빵, 우크라이나 전쟁의 파장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2. 4. 4. 15:25
말 그대로 전 세계가 아우성을 치고 있다.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9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재난을 만들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FP는 전쟁이 진행 중인 예멘에서 800만 명에 대한 식량 지원량이 50% 줄었고 앞으로 전혀 지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곡물 가격, 연료비, 선적 비용 등의 상승으로 올해 400만 명 정도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도 했다. WFP는 지원 식량의 50%를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해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의 30%를 차지한다. 그런데 전쟁으로 밀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가 막는 바람에 우크라이나는 밀 수출선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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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공존의 공동체와 사회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2. 3. 18. 16:29
아파트 계층 사회 2022년 1월 12일 한 방송국의 저녁 뉴스는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일반 분양 아파트(이하 일반아파트)와 공공임대 아파트(이하 임대아파트)가 눈에 띄게 구분돼있는 사례들을 보도했다. 한 아파트 단지는 임대아파트 한 개 동만 다른 14개의 일반아파트 동들과 일반 건물들을 사이에 두고 뚝 떨어져 있었다. 출입구와 지하 주차장도 따로였다. 일반아파트에는 목욕탕, 헬스클럽, 도서실도 있는데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거절당했다는 주민의 인터뷰도 있었다. 노인정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아파트 단지의 경우도 비슷했다. 벽과 계단을 기준으로 아래쪽엔 임대아파트 두 개 동이, 위쪽엔 일반아파트 15개 동이 있었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사무소가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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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토론, 무기가 답?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2. 2. 8. 16:02
20대 대선을 앞두고 지난 2월 3일 네 명 후보들의 첫 토론이 있었다. 첫 토론이어서인지 깊이와 밀도가 부족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첫 질문은 “대통령에 취임하면 어떤 순서로 미국, 일본, 중국, 북한 정상을 만나겠냐?”는 진부한 질문이었다.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는 미국 대통령을 제일 먼저 만나겠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상황에 따라 우선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지만 역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만 현재 상황을 고려해 북한과 먼저 대화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은 자연스럽게 북한 문제로 이어졌지만 내용은 북한의 공격을 막기 위한 무기 체계 확보와 군비 증강에 초점이 맞춰졌다. 후보들은 경쟁하듯 북한을 제압할 최첨단 무기 체계에 대한 지식을 뽐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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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적 관계의 갈등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2. 1. 25. 14:26
갈등은 보통 모든 면에서 비슷한 사이, 그러니까 균형적(symmetric) 관계에서 생긴다. 균형적 관계란 어떤 형태가 됐든 전체를 따져봤을 때 서로 가진 힘이 비슷한 관계를 말한다. 이런 사이에서는 비교적 쉽게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한쪽이 문제를 제기하면 다른 쪽이 그에 대응하면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그 결과 갈등이 형성되고 전개된다. 균형적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동료, 친구, 가족, 부부 사이 등에서 자주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균형적 관계 때문이다. 균형적 관계에서는 서로 상대의 문제 제기와 저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억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갈등이 단시간에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갈등에 대응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가진 힘이 비슷하고 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