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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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과값과 폭력적 구조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4. 2. 12. 10:16
요즘 맛있는 사과를 맘껏 먹을 수 있으면 부자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작년 날씨가 좋지 않아서 흉작이었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과값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예전보다 두 배 높은 가격을 주고 사도 품질은 예전만 못하다. 그러니 ‘서민’은 아삭하고ㅇ 달콤한 겨울 사과의 맛과 자를 때 풍기는 달큰한 향을 잊어버릴 정도가 됐다. 배는 원래 비쌌지만 사과는 상대적으로 싸서 자주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귤값도 폭등했다. 사과 배 가격이 비싸 귤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인지 지난 한 달여 만에 귤값은 거의 두 배가 뛰었다. 가격은 뛰었지만 품질은 예전보다 좋지 않다. 최근 국가·도시 물가를 비교하는 한 국제 통계 사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과일값이 가장 비싼 국가다. 사실 예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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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가치, 갈등 해결과 완화의 열쇠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4. 1. 15. 10:09
갈등에 직면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은 상대와 “생각이 너무 다르다”, “말이 안 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갈등의 해결 가능성을 물으면 한 목소리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고 질문한다.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해결의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에 깔끔하고 확실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본적으로 갈등은 당사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다루는 방식, 소통과 대화의 여부,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노력의 수준 등에 따라 진행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답을 한다면 이런 경우 자신에게 ‘반드시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보라는 것이다.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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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이고 사회폭력이다 - 배우 이선균의 죽음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12. 28. 16:55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그는 ‘가해’를 당했고 한 마디로 자살을 ‘당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이고 가장 심각한 폭력의 피해자로 생을 마감했다. 이미 여러 차례 우리는 유명인, 특히 대중예술 영역에서 일하는 연예인들이 대중의 비난과 조리돌림이라는 사회폭력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일을 목격했다. 그 폭력은 어린 나이 연예인들의 목숨도 잔인하게 빼앗았다. 그런데 이번에 또 같은 일이 발생했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이번엔 국가폭력과 사회폭력이 함께 가해졌다는 점이다. 국가폭력은 국가가 공권력을 이용해 가하는 폭력을 말한다. 주로 군과 경찰이 공권력을 휘두르는 주체가 돼 국민에게 가해를 한다. 우리 사회의 경우 국정원(과거에는 안기부)이나 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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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후 위기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12. 6. 14:30
‘전쟁은 지옥이다.’ 흔히 하는 말이다. 대량 인명 살상과 사회 파괴를 야기하는 전쟁은 선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많은 정치인은 전쟁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시작하거나 계속하기도 한다. 일반인들도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지한다. 현재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사이의 전쟁,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전쟁의 문제를 잘 말해준다. 많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 주택과 기반시설의 파괴는 가장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피해다. 또한 전쟁 당사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안전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전쟁의 피해다. 거기에 더해 한 가지가 더 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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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긍정적 효과 & 부정적 효과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3. 11. 18. 13:21
통일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숙명적인 과제로 여겨진다. 남한과 북한이 각각 국가를 수립한 직후부터 통일은 민족의 숙원으로 언급되어 왔으나 그에 비해 우리 사회의 통일 준비는 거의 부재에 가깝다. 통일은 ‘구호’에 그칠 뿐이고 이제는 통일에 찬성하거나 통일을 원하는 국민의 비율은 50% 언저리에 불과하다. 남북관계가 장기적으로 좋았던 적이 없고 남북대결이 고착된 상태니 이런 수치가 이상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은 조건이 만들어진다면 ‘통일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 그리고 통일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통일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하고 통일이 가져올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다. 먼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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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전쟁은 가능한가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1. 8. 12:09
이스라엘의 전쟁 개시는 정당했는가 War is Hell! 전쟁은 지옥이다! 전쟁을 가장 잘 묘사하는 말이다. 이 말에는 군인들이 더 공감하기도 한다. 당연하다. 전쟁은 무력을 통해 적을 제압하고 살상하는 것이며, 전쟁에서 군인은 인간이 아니라 전쟁 수행을 위한 ‘도구’로 취급되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 중 군인의 사망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다른 한편으로 군인이 전쟁 중에 저지르는 살상은 정당화된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은 어떤 사회에서도 정당화되지 않지만 전쟁 중의 군인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덕성과 가치를 제거당한다. 전쟁이 인간을 ‘적’과 ‘아군’으로 구분하고, ‘적’으로 규정된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중과 보호를 할 필요가 없음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과 ‘아군’의 구분은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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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전쟁범죄와 학살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0. 29. 18:35
잔인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전쟁은 잔인하지만 이번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은 특히 더 그렇다. 가자지구의 처참한 파괴 상황은 물론 무엇보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의 모습이 전 세계로 중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10월 7일 시작된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은 둘 사이 벌어진 전쟁 중 가장 파괴적이고 치명적이다. 10월 27일 현재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7,326명이고, 이스라엘 사망자는 1,400명이다. 가자지구의 부상자는 18,967명이고 이스라엘의 부상자는 5,431명이다. 가자지구 피란민은 140만 명이고, 이스라엘 피란민은 25만 명이다. 모든 통계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피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숫자는 AP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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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과 '테러' 프레임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3. 10. 14. 14:56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24시간 안에 남쪽으로 피신할 것을 경고했다. 이미 봉쇄 강화로 전기와 물 공급 등을 끊고, 광범위한 보복 공격으로 가자지구를 폐허로 만들었으며,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살해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위한 대대적 군사작전을 천명하고 있다. 유엔은 24시간 내 피란은 불가능하고 가자지구 내에서는 사실상 피신할 곳도 없다면서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계획 철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테러’ 대응과 ‘테러리스트’ 소탕에 반대하지 않을 것을, 아니 오히려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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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갈등 대응-공동 진단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3. 9. 23. 10:06
조직 내에서 생기는 갈등은 여러 가지다. 조직 구성원 개인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집단 사이, 그러니까 부서나 팀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 조직의 수장, 부서장, 팀장 등과 다수 구성원 사이 대립이 형성될 수도 있다. 이런 대립과 갈등이 생겼을 때 보통은 갈등에 직면한 개인이나 집단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을 지게 된다.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사이 갈등이 생겼을 때 조직과 동료들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태도를 보인다. 대립과 갈등을 개인사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 안에서 생기는 어떤 문제도 완전히 개인적인 건 없다. 오히려 조직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사 개인적 감정과 이견 때문에 대립이 생겼다 해도 그건 조직 안에서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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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의 확산, 2차 폭력 사회의 위험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3. 8. 29. 07:55
지난 7월 21일 신림동에서 있은 무차별 흉기 난동, 그리고 8월 3일 서현역 인근에서 있은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무차별 공격 이후 곳곳에서 칼부림 사건 소식이 들렸다. 어떤 사건은 협박에, 어떤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불행하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도 있었다. 이제 누구도 안심하고 길을 걷지도 지하철을 탈 수도 없는 세상이 됐다. 그동안 세계 다른 곳에 비해 범죄율이 낮아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판을 들었던 한국은 이제 무차별 칼부림에 모두가 긴장하는 곳이 됐다. 신림동과 서현역 칼부림을 모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건의 범인들이 특정인을 해하려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 모방 범죄자들은 범죄를 보면서 자신도 세상에 대한 분노, 불만족, 원망, 두려움 등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