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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에서 갈등으로?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9. 7. 30. 14:38
이견은 갈등?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생각을 접한다. 동의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생각도 숱하게 많다. 단순한 식사 메뉴 선택부터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매일 다양한 이견을 마주하게 된다. 문제는 가까운 사람이나 같이 일하는 동료 사이에 이견이 생기는 경우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견을 자연스런 생각의 차이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견은 친근감이나 동료애를 해친다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따져보면 인생의 경험, 가치관, 세계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의 감성은 '좋은 관계'에서는 이견이 없어야 한다는 헛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이것은 집단성이나 내집단 안의 결속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문화의 영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견의 존재는 갈등의 존재를 의미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이견이 있다면 그것은 갈등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갈등은 특정한 일을 둘러싸고 입장이 다르고 그것을 통해 자기가 얻고자 하는 이익을 상대 때문에 얻지 못한다고 생각해 대립할 때 생긴다. 이견이 갈등이 될려면 단순히 이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해 특정한 일에 대한 주장이 생기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자기 주장을 고집하면서 대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난민에 대한 다른 생각을 내세워 자기 조직이나 공동체가 난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대립하는 경우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난민에 대한 다른 견해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갈등이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견으로 인해 생긴 불편한 감정을 부자연스러움과 관계의 균열로 여기고 갈등이라고 생각한다.
갈등으로 가지 않는 법
사회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면서 이견은 더 많아졌다. 난민, 성소수자, 낙태 문제 등은 새롭게 등장한 사회 현안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로 생각이 무엇인지 확인하다가 이견을 마주하게 된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이견이 등장하고 서로 서먹해진다. 그런 서먹함 때문에 관계가 어긋나 결국 다른 일에 대해 대립하고 정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견의 존재는 그 자체가 갈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갈등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견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고민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도 어긋나게 만들 수 있고 갈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견은 주로 가치관과 세계관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거기에서 인간 또는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등이 달라서 이견이 생긴다.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은 먹는 것부터 정치를 보는 시각, 그리고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석하는 것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견은 갈등에 기여할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견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들이라도 생각이 다 다르다. 문제는 그런 이견을 대해는 자세다. 많은 사람이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다른 사람의 가치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려 한다. 그로 인해 말다툼이 생기고 결국 관계도 서먹해진다. 이견이 갈등이 되지 않게 하려면 이견을 인정하는 쿨한 태도와 행동이 필요하다. 어차피 다른 사람의 생각, 무엇보다 그 근저에 있는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바꿀 수 없다. 만일 그런 다름이 영향을 미쳐 특정한 일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겼다면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의 차이와 문제에 대한 다른 주장과 대립을 분리시키고, 그렇지만 생각의 차이는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갈등을 예방하고 잘 해결하며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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