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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인 듯 아닌 듯...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9. 3. 28. 11:42
갈등의 혼동
갈등에 대해 얘기할 때 많은 사람이 누군가와의 감정적 대립을 언급한다. 그것을 자신이 겪고 있는 갈등이라고 말한다. 그게 대한 근거로 특정 인물에 대한 불편한 감정과 불만의 축적, 불협화음과 잦은 의견 대립, 태도와 행동에 대한 거부감, 일상적인 일이나 업무 처리와 관련한 저항감 등을 언급한다. 집단, 조직, 공동체 등에 대한 불만과 저항감 등도 갈등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것이 갈등일까? 한 마디로 정리하면 갈등이 아니다.
갈등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누군가와의 상호작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불만과 저항감을 느끼는 상대도 자신이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혼자만 온갖 감정, 불만, 대립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혼자 번민하고 있는 상황일 뿐이다. 물론 상대가 어렴풋이 짐작을 하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상대도 속으로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역시 밖으로 표출되지 않고 서로 상호작용이 없으니 갈등이 아니다. 갈등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말이다.
갈등 형성의 몇 가지 조건
갈등은 둘 이상의 당사자들이 대립하고 상호작용이 이뤄지면서 만들어진다. 갈등이 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가장 먼저 이견과 대립을 야기하는 특정 문제가 존재해야 한다. 감정적인 것이라 해도 상대의 태도나 행동으로 인해 겪고 있는 불편함이 표출됐을 때, 그리고 원인이 된 상대의 태도나 행동을 언급할 때 그것은 이견과 대립을 야기하는 문제가 된다. 다음으로 특정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과 그것을 통해 얻는 이익에 대한 이견과 대립이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만 상대가 모든 것을 수용하고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고치거나 맞추겠다고 얘기하면 갈등은 되지 않는다. 또한 각자 자기 이익을 취하기 위한 입장을 주장해야 갈등이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서로 대립하고 있음을 상호 인지하고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상대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갈등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대가 불만 표출을 흘려 듣거나, 좋은 관계를 만드는데 전혀 관심이 없거나, 또는 우월한 위치에 있어서 그냥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할 때 그렇다.
갈등이 선택인 경우가 있다. 혼자 고민하고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상태가 그렇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확하게 상대에게 알려서 갈등을 만들 것인지, 그리고 함께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상대의 부정적 대응과 갈등의 형성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는지,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 또는 절실하게 변화가 필요한지 등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또는 변화가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도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는 혼자가 아니라 같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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