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갈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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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전쟁, 미국의 20년 전쟁 종식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1. 8. 31. 12:20
부당한 전쟁, 막대한 피해 2021년 8월 30일, 미군 철수가 완료됐다. 드디어 20년 동안의 아프간전쟁이 끝났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아직은 암담하다.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회담을 통해 미군과 동맹군 철군을 합의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미군은 아수라장이 된 카불 공항에서 허둥지둥 철군을 마쳐야했다. 여전히 미국이 이송해야 할 사람이 수백 명이지만 그들을 모두 이송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미국은 자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치욕스럽게 끝냈다. 이런 종말은 전쟁의 시작 때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테러를 지휘한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다는 걸 알아냈다. 미국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10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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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와 세계시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1. 8. 15. 10:16
민족주의의 확산 “난민을 도우면 우리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돈이 줄어드는 거 아닌가요?” “세계의 정의를 위해 행동하면 우리의 국익을 해치게 되지 않나요?” 내 책 을 읽은 고등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이다. 책에서 비판적으로 다룬 난민 반대, 쓰레기 수출, 정부의 로힝야 학살 외면, 라오스 댐 붕괴 문제 등을 읽고 한 질문일 것이다. 신박한 질문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한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다. 청소년들이 약자를 위한 정의보다 정의를 외면해서라도 국익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우리 사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성향이 여전히 강한데 그것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까지 세계 문제를 왜곡해서 보게 만드는 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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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 후 아프가니스탄은?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1. 8. 12. 17:41
미국, 20년의 아프간전쟁을 끝내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완료돼가고 있다. 8월 말까지는 철수를 마칠 계획이다. 탈레반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프간 정부 통치 하에 있는 주요 도시들을 차례로 함락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미군 철수 후 한 달 안에 수도 카불이 함락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과의 평화회담에서 탈레반은 미군 철수 후에도 주요 도시는 점령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군 철수가 완료되기도 전에 이미 탈레반은 약속을 깨고 있다. 미국은 탈레반에 대한 공격은 계속하고 있지만 변화된 상황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아프간전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군 철수가 아프가니스탄에 어떤 의미인지, 미군 철수 후 어떤 일이 벌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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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과 한국전쟁의 교훈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1. 7. 27. 09:44
일찍 끝낼 수 있었던 전쟁 7월 27일. 정전협정일이다. 정전협정 서명으로 한국전쟁은 중단됐다. 그러나 종식되지는 않았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한국전쟁은 종전선언이 아니라 정전협정으로 중단됐다. 그후 우리 사회는 내내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다. 전쟁은 없지만 남북한이 끊임없이 서로를 공격하고 위협하고 증오하는, 그래서 결국 전쟁의 위험을 계속 안고 살고 있다. 1953년 한국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한 과오가 낳은 불안하고 위험한 현실을 우리는 매일 경험하고 있다. 전쟁의 최소한의 목표는 전쟁 전 상태의 회복이다. 바람직한 목표는 전쟁 전보다 나은 평화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전쟁만이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전쟁(just war)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때문에 모든 전쟁은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고 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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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 전쟁 반대를 다뤄야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1. 7. 1. 10:32
한국전쟁, 그냥 전쟁으로 다뤄야 2021년 6월 25일로 한국전쟁 71주년이 지났다.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비극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과거의 비극이라 부르는 이유는 한국전쟁이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위협했으며 삶의 기반을 초토화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심지어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에도 비극인 이유는 한국전쟁에서 비롯된 남북한 사이 증오, 한국사회의 이념갈등, 남남갈등 등의 문제가 우리 삶에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수많은 학살의 진실도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막대한 피해를 낸 세계의 다른 전쟁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만큼 비극적이었던 한국전쟁이 계속되는 전쟁 준비와 군사력 강화를 위한 명분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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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와의 갈등-해결책 합의와 재협상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1. 6. 10. 11:27
협상과 합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최종 단계는 협상과 합의다. 갈등에 대한 각자의 이해, 경험, 어려움, 불안 등을 공유하고 나면 당연히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논의하게 된다. 먼저 자연스럽게 각자 선호하는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 해결책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과 내용이 되겠지만 동시에 상대도 동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양쪽의 이익을 충족시키는 win-win solution이 되어야 한다. 자기 이익만 충족시키는 해결책에 상대가 동의할 리가 없고 당연히 공동의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엔 각자 내놓은 해결책이 실행 가능한지를 점검해야 한다. 실행 가능성은 수용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즉 양측이 모두 수용해야 실행 가능성이 생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협상이다. 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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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1. 5. 14. 16:50
이스라엘 가자 공격, 주민들 피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과 가자지구 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오늘 국제 톱뉴스가 됐다. 지난 월요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 사이 무력 충돌로 목요일까지 가지지구에서 109명이 사망했다. 그중 28명은 어린이다. 이스라엘에서는 7명이 사망했고 그중 1명은 어린이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양쪽에 공격 중단과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휴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황은 2014년 51일 동안 계속됐던 전쟁의 악몽을 되살린다. 실제 2014년 이후 최악의 무력 충돌이기도 하다. 2014년 당시 무력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1,46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는데 그중 551명은 어린이였다. 11,231명의 부상자도 발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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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와 인권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21. 4. 30. 14:33
먹고 싸고 씻을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곳 문제의 발단은 소셜네트워크에 올라 온 군부대 식판 사진이었다. 음식이 너무 형편없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코로나19 때문에 격리된 병사들에게 제공된 식사였다. 이런 일이 밖으로 알려지자 해당 부대 장교들이 병사들의 휴대폰을 뺏고 “이러면 너희들만 힘들어진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연이어 드러났다. 식판 사건 후에는 더 기막힌 일이 드러났다.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훈련병들에게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세면, 양치, 샤워를 못하게 했고 10일 정도나 샤워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훈련으로 매일 땀범벅이 될텐데 말이다. 화장실 사용도 제한해서 물을 마시지 않거나 심지어 참다가 바지에 소변을 싼 훈련병도 있었다고 한다. 군대가 이런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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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 통일의 당위성 강조해야 하나?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1. 4. 14. 17:24
학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평화.통일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이자 어려움 중 하나는 평화.통일교육을 통해 결국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통일에 대한 의구심과 부정적 인식을 부추겨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통일의 당위성만 강조하는 건 ‘교육’의 정체성과 모순된다. 보편적 가치, 지식, 정보 제공을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역량을 키우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의문인 건 통일의 당위성만 강조하는 교육이 정말 평화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다. 통일교육에서 평화.통일교육으로 변했어도 결국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되고 마는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일방적 정보 제공과 해석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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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의 정체성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21. 3. 26. 11:56
2018년 남북관계 변화와 함께 통일교육이 평화.통일교육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한반도 정책의 기조를 북한은 물론 동북아 및 세계와의 평화와 공동 번영으로 잡고 평화적 통일과 한반도 평화구축을 강조했다. 그에 따라 안보교육 중심이었던 통일교육도 평화의식 함양과 평화통일 실현 의지를 높이고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평화를 우선적 가치로 삼는 평화.통일교육으로 변했다. 그런데 평화.통일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평화.통일교육은 평화교육인지, 통일교육인지, 또는 평화교육과 통일교육을 모두 포함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혼란이 여전히 현장에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평화.통일교육은 평화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평화교육은 평화를 핵심 가치이자 최종 목표로 삼고 평화적 과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