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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와의 갈등-해결을 위한 대응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0. 8. 3. 10:48
직장은 많은 사람이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깨어있는 시간을 따지면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고 긴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이 직장 동료다. 단순히 같은 공간에서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밥줄과 회사의 이익이 걸려 있고, 각자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의미가 걸려 있는 일을 동료와 같이 하는 곳이 직장이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일을 함께 겪게 되고 때로는 그로 인해 대립과 충돌이 생기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동료와 갈등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고 나아가 갈등을 잘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상황, 문제,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수학문제 풀이 같은 일정한 과정과 정답은 없다. 그러나 대응을 잘 하고 해결에도 도움이 되도록 몇 가지를 우선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
1. 제일 먼저 갈등인지 따져봐야 한다. 많은 사람이 동료와 갈등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갈등이 아니라 혼자만 속으로 가지고 있는 불편함과 거부감 등인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먼저 상대에게 자신의 불편한 마음과 이유를 얘기하고 문제를 해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상대에게 얘기를 하면 정말 갈등이 생기고 상호 불편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그것을 감수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상사와의 문제라면 조금 다를 수 있다. 불편함과 거부감이 상사의 일방적인 요구와 강요 때문인지 그냥 상사가 싫어서인지 따져봐야 한다. 권리를 침해하는 갑질이나 폭력인지, 문제 제기와 대화를 통해 다룰 수 있는 일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심각한 갑질이나 폭력이라면 갈등이 아니기 때문에 갈등으로 취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2. 다음으로 동료와의 갈등이 일과 관련해 발생한 것인지, 성격이나 취향이 맞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인지 분석해봐야 한다. 물론 성격이나 취향이 일을 하는 방식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이것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자신도 상대도 불필요한 일로 대립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격이나 취향의 차이는 인정해야 할 문제지 대립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차이가 일에 영향을 준다면 일에 초점을 맞춰 각자 자신의 성격이나 취향을 조절하고 그것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 같은 공간에서 긴 시간을 함께 지내면 다른 성격이나 취향이 거슬릴 수가 있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이 침범할 수 없는 개인의 영역이자 정체성의 문제기 때문에 상호 인정해야 하고, 그래야 함께 일할 수 있다. 어쨌든 직장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일하는 곳은 아니니 말이다.
3. 대립과 갈등이 있다면 그것이 정말 두 사람만의 문제인지 따져봐야 한다. 일 때문에 생긴 문제라면 그것은 팀 전체, 또는 회사 전체의 문제일 수 있다. 사실 직장 내 일은 모두 개인이 아닌 전체가 관련된 일이다. 함께 일하는 개인들이 대립하고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기지만 근본원인은 흔히 일 자체와 일을 하는 공간, 구조,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일로 문제가 생기면 팀이나 회사 전체, 특히 구조나 문화와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이 분석은 함께 갈등에 직면한 동료와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 후엔 둘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확장시켜 다른 동료들과 함께 다루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식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문제를 팀이나 회사 전체와 함께 다루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다른 동료들이 관심이 없다면 그 한계 또한 인정해야 하고 혼자, 또는 둘이서 투사처럼 근본적인 원인을 모조리 다루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 구조나 문화는 혼자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하나씩 점진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
4. 마지막으로 서로 대립하면서 함께 갈등에 직면한 동료와 대화가 가능한지 타진해봐야 한다. 물론 혼자 속으로 생각하지 말고 대화의 자리를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는 구체적 행동을 해야 한다. 대화를 제안했다면 기다리는 동안은 상대에 대한 일체의 부정적 언급이나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를 제안한 진정성이 전달되고 상대는 정말 대화가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다. 대화를 제안한 후 충분히 기다리거나 답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를 공격하거나 험담을 하고 다닌다면 대화 제안에 진정성이 없음을 증명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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