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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와의 갈등-해결의 시도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20. 10. 23. 10:37
갈등의 해결, 시도해야 하나?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다는 건 아주 불편하고 불안한 일이다. 매일 마주해야 하는 사람하고의 갈등이니 불편하고, 업무와 다른 동료들과의 관계는 물론 부서나 직장 전체의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있으니 때로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 갈등은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해결이 쉬운 일이었다면 갈등이 계속되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감정적 골이 깊어져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갈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해결을 시도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접근이다.
해결을 시도한다고 해도 갈등이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해결의 시도 자체가 대결의 완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자기 자신, 갈등의 상대,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까지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다. 해결을 시도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해결해야 할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해결 시도도 하지 않고 갈등이 지속될 때, 또는 해결을 시도할 때 어떤 점이 다를지도 가늠해봐야 한다. 물론 시도를 할 때 직면할 어려움도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해결하지 못하고 현재 상황을 유지할 때의 불편과 불안보다 크지 않다면 역시 해결 시도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갈등 상대와의 관계가 최악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다른 동료들과의 관계와 사무실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다.
무엇을, 어디까지 다룰 것인가?
갈등을 해결한다는 건 이론적으로 여러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갈등을 만든 불안하거나 불공정한 개인 사이 관계, 그런 관계를 야기한 조직의 구조적 문제와 문화, 그리고 개인의 대응 능력 부족 등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개선하는 것이 해결의 궁극적 목표다. 그러나 한번의 시도로 이 모든 변화가 가능하지 않고 누구나 그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해결을 시도할 때는 현실적인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 그리고 개인적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구분하고 선택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어느 수준까지 다룰지도 결정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갈등의 당사자들, 그리고 (존재한다면) 그들을 지원하는 동료나 조직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
해결을 시도할 때 우선적이고 피할 수 없는 문제는 관계의 개선이다. 상호 비난과 공격의 중단은 해결 시도의 출발점이다. 해결을 위한 대화에 서로 동의한다면 제일 먼저 약속해야 하는 점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면 해결을 시도하는 동안 적어도 대결의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 다음으로 다뤄야 할 점은 회사라는 조직의 구조와 문화의 문제다. 직장 안에서 생기는 모든 갈등은 결국 업무 및 조직, 또는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과 관련돼 있으므로 이 문제 또한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조직의 구조와 문화는 흔히 개인 갈등과 관계 없는 문제로 취급되거나 간과된다. 또한 조직이나 조직 운영자들의 압력과 외면으로 인해 다루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렇더라도 갈등 당사자들이 함께 이 문제의 존재와 중요성에 동의하면 장기적 해결 과제로 삼을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동료들의 공감과 협력도 필요하다. 그러니 장기적인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개인의 대응 역량은 해결의 시도부터 합의를 위한 대화까지 당사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형성되거나 향상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 번에는 비슷한 갈등에 더 나은 방식, 그러니까 덜 파괴적이거나 파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해결을 시도할 때 공적 채널을 이용할지, 사적 채널을 이용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직장 내에서 생긴 갈등은 공적 채널과 절차를 이용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업무 환경에서 생긴 갈등이고, 겉으로는 개인 사이 문제로 보여도 결국 업무를 하다가 생긴 문제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사이에 생긴 갈등의 해결을 지원하는 조직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상사가 비공식적으로 개입하거나 지원하는 정도다. 그렇다면 결국 사적 채널과 절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해결 시도와 당사자들의 대화 노력에 대한 정보는 조직 및 동료들과 공유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결국 모두가 알게 될테지만 원칙적으로 업무 환경에서 생긴 갈등의 해결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게는 공적 채널과 절차, 그리고 지원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갈등 자체가 업무 공간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직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야 추후 구조와 문화의 문제를 다룰 때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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