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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연재 10 게임 규칙의 공유평화갈등 이야기 /갈등해결 2016. 10. 14. 11:19
공동의 기반 만들어야
갈등은 상대가 있는 문제다. 그래서 해결이 어렵다. 동시에 갈등은 주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마냥 모른 체 하기도 계속 갈등을 악화시키기도 힘들다. 특히 한국문화에서는 주변의 압력과 간섭이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갈등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어느 날 갈등이 내 일이 됐을 때는 어디서부터 갈등에 대응하고 어떤 태도로 갈등을 다뤄야할까? 똑 떨어지는 해답은 없지만 갈등에 직면했을 때 제일 먼저 할 중요한 일은 갈등의 이해와 기본적 대응 방식에 대해 자신과 상대의 동의를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공동의 기반을 만드는 것인데 게임을 하기 전 게임 법칙을 공유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동의 기반을 만드는 것은 갈등을 설명하고 정의하는 언어와 갈등의 전개 방향과 대응 방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갈등을 부정적이 아닌 불안하고 공정하지 못한 관계를 바로잡는 것으로 설명하고 그에 따라 '변화의 기회' 또는 '새로운 출발' 등 긍정적으로 정의하는 것을 말한다. 전개 방향 및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는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서로 확인한 후 상호 비방과 대립이 아닌 소통과 관계를 유지하는 전개와 상호 대응 등에 합의하는 것을 말한다. 갈등의 상대와 이런 것을 공유하고 합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자신의 것을 얘기하고 상대의 대응을 기다리겠다는 의지와 태도를 보여줄 수는 있다. 이것이 공동의 기반을 만드는 시작이고 결국 토대가 돼 갈등이 악화되고 위기 단계에 도달해 접촉과 대화의 필요성이 생기면 상대와 공동의 기반에 합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바람직한 것은 이런 공동의 기반을 주변 사람들과 소속된 공동체나 조직과도 공유하는 것이다. 그래야 주변이나 집단도 안심시킬 수 있고 불필요한 간섭과 압력도 막을 수 있다.
공동의 게임 규칙 만들어야
개인이 아니고 공동체나 조직이 갈등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 공동체나 조직의 갈등은 작동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구조나 문화에 근본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구조, 지도자나 윗사람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구조,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보고 문제 제기 자체를 억압하는 문화, 또는 문제 제기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기존의 구조 및 문화를 수용해 남거나 거부하고 떠나는 선택을 강요하는 문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구조와 문화를 가진 집단 내에서는 비슷한 갈등이 반복적으로 생긴다. 이런 집단이 갈등에 직면했을 경우에도 기본 접근은 같다. 가장 먼저 구성원들 모두가 갈등의 이해와 정의, 대응 방향 및 방식을 공유하고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모두가 갈등의 전개와 결말을 대충이라도 예상할 수 있고 그래야 불안감과 초조감, 그리고 극단적인 대립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갈등에 직면하는 사람들은 당황한다. 주변도 마찬가지다.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나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자기 갈등에는 적용하지 못하는 예가 흔하다. 그런 상황에서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상대와 공동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상대가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면 자신의 이해와 방식을 먼저 정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전달해야 한다. 자신은 이번 갈등이 변화의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그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상호 비방과 적대적 대응을 하지 않고 접촉과 대화를 통한 건설적인 전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후엔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의 응답을 기다리고 상대가 공격을 해도 자신의 방식과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고 공동의 게임 규칙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갈등이 없을 때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갈등을 이해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을 익히는 것이다.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공부를 할 수도 있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배울 수도 있다. 이런 접근은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갈등이 생겨도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갈등은 예방할 수도 잘 해결할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이 당사자의 선택과 지혜, 그리고 공동의 노력에 달려 있다.'평화갈등 이야기 > 갈등해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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