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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21. 5. 14. 16:50
이스라엘 가자 공격, 주민들 피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과 가자지구 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오늘 국제 톱뉴스가 됐다. 지난 월요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 사이 무력 충돌로 목요일까지 가지지구에서 109명이 사망했다. 그중 28명은 어린이다. 이스라엘에서는 7명이 사망했고 그중 1명은 어린이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양쪽에 공격 중단과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휴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황은 2014년 51일 동안 계속됐던 전쟁의 악몽을 되살린다. 실제 2014년 이후 최악의 무력 충돌이기도 하다. 2014년 당시 무력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1,46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는데 그중 551명은 어린이였다. 11,231명의 부상자도 발생했는데 그중 3,436명이 어린이였다. 가자지구의 주택 18,000채 이상이 전체 또는 부분 파괴돼 10만 명 이상이 노숙자가 됐다.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 6명이 사망하고 1,6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항상 그렇듯 이번 무력 충돌을 이해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탄압이다. 그래도 간단히 정리해본다면 이번 무력 충돌은 라마단 기간 동안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지인 템플 마운트에 있는 알 아크사 모스크에서 충돌한 데서 비롯됐다. 사실 해마다 생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 와중에 예루살렘 아랍인 구역 쉐이크 자라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정착민들 때문에 강제 추방 위기에 처하면서 시위는 격화됐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러자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알 아크사로부터 경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며 시한을 줬고 이스라엘이 시한을 넘기자 로켓 공격을 감행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전투기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국경에 지상군을 배치하고 포 공격 등을 감행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은 횟수로 치면 많지만 화력에서는 이스라엘의 전투기 공격을 당해내지 못한다. 때문에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무력 충돌이 생기면 항상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 중 하나인데 이스라엘은 보통 복수를 위해 무차별 공격을 가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선별적 공격은 애초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은 항상 팔레스타인에 대해 몇 배로 갚아주는 피의 복수를 하고 그로 인한 민간인 피해에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하마스는 이번에도 되로 주고 말로 받을 것을 알았을 텐데 왜 로켓포 공격을 한 것일까? 그 배후에는 정치적 계산이 있다는 게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 또한 마찬가지다. 둘 다 각자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무력 충돌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전체에 대한 통치 권한이 있는 파타당을 이기고 지지를 얻기 위해, 2년째 선거에서 충분한 의석을 얻지 못해 연정 구성에 실패한 네타냐후 또한 정치적 이익을 계산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스라엘, 공존이 아닌 완전한 점령 원해
정치적 배경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팔레스타인 탄압과 억압의 근본 이유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팔레스타인 땅 전체를 차지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오래된 분리 정책과 정착촌 확장, 팔레스타인 가구 강제 추방과 강제 주택 철거 등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반인권적 비인도적 처우다. 국제뉴스에는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충돌 장면과 사진이 등장하곤 한다.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은 테러주의자이자 범법자들로, 이스라엘은 상시적으로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의 위협을 받는 것처럼 보여진다. 물론 실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테러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테러도 많다. 그러나 그런 일은 국제뉴스에 나오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스라엘이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협하고, 통제하고, 억압하고, 추방하고, 죽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모두는 이스라엘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국제법을 어기면서 자행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인권적, 비인도적 처우를 비난하곤 하지만 유효한 압력은 행사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러도 말이다.
이 와중에 우리 정부는 5월 13일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억압과 탄압을 끝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 상품과 정부에 대한 BDS(보이코트, 투자철회, 제재)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데 말이다. 핵심은 상대국 상품에 대한 관세 철폐다. 앞으로 더 많은 이스라엘 상품이 우리 시장에서 팔리게 될 것이다. 그중에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불법으로 정착해 생산한 상품도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1967년 이후 점령한 지역, 다시 말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이스라엘이 교묘한 방법으로 우리 눈을 속이는 건 쉬운 일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전쟁 범죄 국가이기도 하다. 유엔 특별보고서는 2014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격에 대해 전쟁 범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도 전쟁 범죄로 볼 수 있고 공격을 받은 것보다 몇 배나 큰 피해를 입히는 건 전쟁의 규칙에도 어긋난다. 물론 이스라엘에게 그런 건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단언컨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국가다. 일상적으로 국제법도 위반한다. 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팔레스타인을 탄압하고 팔레스타인 땅을 자기 땅으로 만드는 게 이스라엘의 목표다. 전쟁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피의 복수를 하고 정치적 이익을 취하는 게 이스라엘의 목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이 아니라 완전한 팔레스타인 점령을 원한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만이 이스라엘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압력은 충분하지 않고 그래서 영향력도 거의 없다. 그래도 국제사회는 이번 무력 충돌이 장기전이 되고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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