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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의 필요와 내용평화갈등 이야기 /한반도평화 & 평화통일 2019. 4. 8. 09:52
통일부 카드뉴스
평화.통일교육, 왜 필요한가
2018년 일 년 동안은 한반도에서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은 하루아침에 아주 친밀해졌고 정치적, 군사적 면에서 급속도로 긴장이 완화됐다. 비록 정부 주도지만 남북 사이 교류 또한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에서 이뤄졌고 서로에 대한 열린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미관계에도 역사적인 변화가 있었다. 남북, 북미 사이 군사적 대결과 전쟁의 위험은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한 진전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제 남북 및 북미 회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다른 사회 현안들에 가려서 점점 줄고 있다.
남북과 북미 사이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더 이상 진전이 없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이다. 수십 년 동안의 증오와 대립이 일 년 만에 다 풀린다는 것은 비정상이거나 표면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본 과정을 시작하는 지점에 서 있다.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 평화로운 한반도로 갈지 아니면 뒤로 후퇴해 예전으로 돌아갈지를 말이다. 그런데 비록 시작에 불과할지라도 한 번 살짝 맛본 평화로운 한반도는 포기하기가 힘들다. 그것이 결국 우리가 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평화를 강조하는 교육이다. 이것이 기존의 통일교육과 결합하면 평화.통일교육이 된다. 우리는 평화.통일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전쟁의 위험이 없고 남북 사이 정치적, 군사적 대결이 사라진 한반도를 선택할 것인지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결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이 한반도에서 계속 함께 살아야 한다면 적대적 관계로 남을지 평화적 관계를 만들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평화.통일 교육은 이런 선택과 결정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함께 토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목표로서의 통일이 아니라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의 평화롭고 행복한 삶,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통일의 필요성 여부, 의미, 방식을 고민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동시에 각자의 삶을 한반도에서의 남북관계 변화와 관련지어 성찰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평화.통일교육의 다른 중요한 필요성은 현재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대중의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지지는 정치적 입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와 자기 삶에 대한 스스로의 해석과 성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에 반복됐던 정치권의 주도와 대중의 들러리 서기 방식이 반복될 것이다. 또한 대중의 인식과 지지가 형성돼야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노력이 계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야말로 평화.통일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평화.통일교육, 무엇을 다뤄야 하나
평화.통일교육은 통일교육에 평화를 결합 내지 추가하는 교육이다. 그동안의 통일교육은 통일을 당위적으로 생각하고 통일을 누구도 거부해서는 안 되는 목표로 설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방식에 있어서도 흡수통일이든 북한의 붕괴를 통한 통일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은 '통일'을 얘기하면서도 접근 자체는 완전히 달랐다. 평화.통일교육은 반드시 평화적인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평화적인 공존을 목표로 통일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평화적 통일이 아니면, 그리고 통일이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없으면 통일이 의미가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평화.통일교육을 통일을 위한 기본 방향과 교육 접근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다.
평화.통일교육은 통일이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의 평화로운 삶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남북의 정부, 그리고 국민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전제로 한다. 이런 평화.통일교육은 불가피하게 한반도 상황에 대한 재해석과 미래에 대한 공동의 전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재해석과 전망의 형성 과정에서는 남북 사회의 다양한 영역, 집단, 개인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거시적, 미시적 차원에서 현재와 미래에 함께 평화롭게 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주제들이 포함돼야 한다. 한국전쟁에 대한 재해석과 공동의 역사 형성, 한반도 전쟁 위험의 완전한 제거, 핵무기를 포함한 첨단무기와 한반도 중무장화의 문제, 재래식 무기와 병력을 포함한 군축의 문제, 남북 정부 및 민간의 상호 인정과 이해를 위한 대화와 협력,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삶의 향상, 남북 경제 협력과 공동 이익의 창출, 지구온난화&기후변화 시대의 공동 대응과 적응, 미래 세대의 교육, 평화 인지성과 감수성의 향상,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의 관련성 등등 주제는 생각보다 많다.
기존의 통일교육과 차별화되는 평화.통일교육은 계획과 실행에서 두 가지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학생이나 대중이 중심에 서는 교육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예전의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의 접근이 중심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평화.통일의 기본 주제와 담론은 처음엔 주어질 수 있지만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담론과 세부 내용이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접근에는 한반도와 평화.통일 문제를 각자의 삶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 포함돼야 한다. 다른 하나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차이의 인정, 그에 대한 토론이 평화.통일교육의 시작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오고 있는 통일 찬.반 의견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하고 그 의견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견해, 우려, 두려움 등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사회 구성원의 절반 정도가 표출했던 통일 반대를 외면하지 않고 수용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 평화.통일교육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평화.통일교육의 핵심은 통일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통일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현재와 미래에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과 그를 통한 한반도 평화를 현실화시키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은 남북의 정치권과 민간 사이 대립, 오해, 불신을 점차 옅게 만들고 함께 살 준비를 하게 만들 것이다. 통일은 그 최종 지점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 될 것이다. 결국 평화.통일교육은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이 되어야 하고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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