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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위협, 대응책은?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15. 2. 16. 00:00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IS가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될 문제로 지적됐다. 84%의 사람들이 IS를 지목했다고 한다. 물론 8백 여명의 사람들이 답한 것이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최근 IS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수치에 차이는 있겠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한편 미국은 이라크와 합동으로 IS를 격퇴하기 위해 지상군 4천 명을 쿠웨이트에 파견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IS 대응을 목적으로 의회에 무력 사용권을 요청한 후 이뤄진 가시적인 행동이다. 물론 미군이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간 전쟁에서처럼 IS와 직접 마주해 지상전을 치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습에 더해 지상에서 이라크군과 합동으로 IS에 대응하겠다는 선택은 미국이 IS를 실질적 위협이자 제거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IS에 대한 미국의 이런 적극 대응 결정은 얼마 전 확인된 미국인 여성 인질 사망 뉴스 후 나왔다. 물론 그 이전부터 검토가 됐겠지만 4번째 미국인 인질 사망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적극 대응 요구가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잡힌 것은 사실이다. 자국민의 죽음에 대한 이런 대응은 당연하게 생각될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응이기에 여러 가지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자국 조종사 화형에 분노한 요르단의 대응과 미국의 대응은 그 결정이 갖는 무게감과 향후 예상되는 영향력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공습에 주력하던 미군이 지상군까지 파견하면서 IS에 대한 적극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다른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 그것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결정이 전 세계에 영향을, 그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IS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이유는 IS가 정치적 문제라기 보다는 눈앞의 안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IS에 의해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이미 처형당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선전전을 위한 처형의 위험에 처해 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IS에 합류하고 이곳저곳에서 IS에 적극 동조하거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자들이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며칠 전인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발생한 테러도 범인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IS와의 관련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파리에서처럼 두 건의 테러가 무함마드를 풍자한 작가와 유대인들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덴마크 내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높아지고 있고, 덴마크가 미국이 주도하는 IS 공습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테러가 모두 IS와 직접 연결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IS가 테러범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그들의 든든한 심리적 뒷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가, 특별히 테러와 인질 처형의 표적이 되고 있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IS를 그냥 놔두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미국의 적극 대응 결정 또한 현재의 상황을 중단시키고 향후의 테러 가능성을 없애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IS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그중 하나는 봉쇄(containment)다. 다시 말해 IS가 장악한 지역 내에서만, 또는 주변 지역에서만 활동하고 세계 다른 곳으로는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시리아 내전이 진행될 때 국제사회는 이 방법을 택했다. 주변 상황이 복잡했고, 시리아 정부에 대항할 강력한 반군세력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선택이 결국 IS의 태동과 세력 확장에 기여했지만 말이다. 작년 6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를 장악하면서 이슬람 국가를 선언했을 때도 국제사회는 봉쇄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IS에 가담하는 서방국가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서방국가 인질들에 대한 처형이 계속됐으며, IS와 연결됐다고 주장하는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사회는 봉쇄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선택한 다른 하나의 방법이 바로 IS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압도적인 무력을 동원해 IS를 격퇴하고 소멸시키는 것이었다. 오바마의 선택은 이런 대응의 일환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과연 이런 무력 대응이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비뚤어지긴 했지만 IS가 종교적 신념을 기반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으며 재정적, 지리적 기반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소멸시키기는 힘들고, 무력 대응 과정에서 IS가 세를 과시하기 위해 인질 처형 등과 같은 극단적 방법에 더욱 더 기댈 가능성도 크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커지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테러가 늘어날 가능성 또한 높다. 결국 9.11 테러, 그리고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 후 세계가 겪었던 테러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IS가 소멸되도 잔여세력, 또는 동조세력에 의해 다른 형태의 극단적 무장세력이 등장할 가능성 또한 크다. IS의 등장이 미국이 시작한 두 개의 전쟁이 만든 후유증 중 하나고,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진행됐지만 알 카에다도 탈레반도 여전히 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봐도 무력 대응이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기 힘들다. 결국 세계는 지금보다 조금도 안전해지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IS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단 말인가? 솔직히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뾰족한 대응책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무력 대응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IS가 지역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이 된 이유는, 그래서 대응하기가 힘들어진 이유는 전 세계에 그만큼 적극 동조하는 활동적, 잠재적 세력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이 외곽에서 또는 직접 가담해 IS의 세를 확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에서 본 것처럼 많은 부분 그 사회가 가진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결국 국제사회와 각국 사회를 변화시킬 종합적인 대응책이 논의되지 않는다면, 또는 그에 대한 가시적 행동이 보여지지 않는다면 IS의 지리적 근거지는 파괴할 수 있어도 전 세계에 뿌리내린 심리적, 정서적 근거지는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IS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은 IS가 지리멸렬해지거나 소멸된 후에는 다른 지지세력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러니 IS의 위협에 대한 대응은 IS 근거지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동시에, 그것도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정치인들은 눈앞의 성과에 주력하고 여론 또한 그런 성과에 반응한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응보다 무력대응이 더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이유다.
어쨌든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 바라는 것은 미국의 적극 대응과 지상군 파견이 다른 나라들의 군대까지 동원하는 것으로는 확산되지 않는 것이다. 다시 세계가 전쟁에 휘말리지는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은 IS에 대한 무력 대응 확산으로 내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것이다. 비록 공항에서의 검색이 짜증날 정도로 복잡해도 세계 어디를 여행하든 비행기 납치나 테러 등 무시무시한 사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내 친구들과 지인들이 적어도 생명을 위협받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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