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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전쟁, 언제 끝나려나...평화갈등 이야기 /국제평화 2018. 4. 12. 16:53
계속 확산되는 전쟁
시리아 반군지역에 대한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진상조사를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불발됐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미국 안에는 러시아가 반대하고 러시아 안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반대했다. 이로서 러시아 대 서방 강대국, 특히 미국과의 적대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시리아는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고 있고 러시아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진상조사를 막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유엔에서의 외교 노력이 실패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노골적으로 시리아 공격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의 시리아 전쟁은 2011년 봄에 시작됐다. 당시 아랍권에서 확산됐던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도 찾아왔다. 시리아 사람들은 부패와 독재로 악명 높았던 바사르 알 알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사드 정권은 이들 시위를 서구의 조종을 받은 테러라고 부르면서 무력 진압했다. 반대세력은 방어와 저항을 위해 무기를 들었고 내전이 시작됐다. 평화적 시위 양상을 유지했던 다른 아랍국가들과 다르게 빠르게 무력 대결로 변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쟁은 최악에서 최악으로 치달았고 시리아 정부는 반군 지역에 수차례 화학무기 공격까지 했다.
시리아 전쟁은 수년 전부터 국제전이 됐다. 어느 나라도 적극적, 공식적으로 개입하진 않고 있지만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고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 사우디아라비아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란을 견제하려는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이후 그 빌미로 느닷없이 시리아 군기지를 공습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반군세력, 그리고 쿠르드 중심 무장세력, IS, 알 카에다까지 시리아 내전에 얽혀 있다. 현재 시리아 내전에 가장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입한 러시아는 “테러주의자”들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반군 지역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수많은 민간인 사망자를 냈다.
민간인 겨냥한 전쟁
전쟁으로 지금까지 35만 명 정도가 사망했고 실종자까지 합치면 추정되는 사망자 수는 40만 명이 넘는다. 가족들이 그냥 매장한 경우도 많아서 정확한 사망자 통계를 내기 힘들다고 한다. 150만 명 이상이 불구가 됐다는 통계도 있다. 말이 35만, 40만, 150만이지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가족까지 생각하면 사람들이 입은 피해를 가늠하기 힘든 처참한 전쟁이다. 반군 지역 사람들은 생명은 부지하고 있지만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공습과 화학무기 공격에까지 무차별 노출되는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또한 시리아 정부의 봉쇄 때문에 식량 등 기본 생필품과 의약품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쟁으로 시리아 국민의 절반 정도가 고향을 떠났다. 그중 절반은 국제 난민이, 나머지 절반은 국내 난민이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적으로 시리아 난민의 수가 급증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피난을 가는 곳은 터키로 약 350만 명의 난민이 있다. 그 외에 레바논에 100만, 요르단에 65만, 이라크에 25만, 이집트에 13만 명 정도의 시리아 난민이 있다. 모두 정치적,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는 나라들로 시리아 난민의 유입으로 또 하나의 사회 불안 요인이 더해지고 있다. 독일에도 53만 명 정도의 시리아 난민이 있지만 이들 아랍 국가들의 상황과 비교하면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전쟁은 언제 끝날 수 있을까? 끝나기는 하는 걸까? 전 세계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점이다. 현재로선 가까운 장래에 전쟁의 종식을 기대할 수 없다. 시리아 정부군과 그에 대항하는 다양한 무장세력이 장악한 지역의 면적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개입하고 있는 국가 및 비국가 세력이 많아 전쟁은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유엔이 중재하는 휴전회담은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대화 자리에 함께 앉히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가 중재해 보겠다고 나섰지만 그 역시 반군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전쟁이 계속된다는 것은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이 계속된다는 의미다. 게다가 미국, 영국, 프랑스 등까지 공습에 가담한다면 내전은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국제사회가 나서서 휴전회담을 열고 외교 노력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동시에 반군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통해 그곳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국제사회와 세계시민의 감시와 관심도 필요하다. 그래야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고 독가스 같은 화학무기의 사용 또한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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