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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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잠재적 대상으로 산다는 것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9. 3. 14. 10:36
여자로 살기 힘든 세상 잘 나가던 연예인의 이중생활이 밝혀지면서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경악했다. 주변 남자들과의 은밀한 대화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추잡하고 반윤리적이고 반인권적이며 반인도적이었다. 그들은 만나는 여자들을 자신의 만족과 놀이를 위한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이 밝혀지자 많은 남자의 시선은 피해자들에게 향했다. 특히 연예계에 있는 피해자들을 찾으려고 혈안이 됐다. 걱정하고 보호해주려는 것이 아니다. 가십거리로 소비하고 킥킥대며 품평을 하기 위해서다. 어떤 몹쓸 사람들은 동영상까지 찾는다고 하니 이중생활을 한 연예인과 같은 부류의 남자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여자여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심심찮게 있었다. 특히 혼자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그렇다. 여행을 특별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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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과 집단의 폭력성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2. 28. 17:35
집단의 잔인함 현재 진행 중인 미투운동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참담함이다. 기사를 읽다보면 욕과 구토가 한꺼번에 나올 지경이다. 그러다 곧 자괴감이 밀려온다. 어떻게 그렇게 큰 집단과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벌어졌을까? 우리사회는 도대체 얼마나 병들어 있는 것일까?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물론 우리사회에만 성폭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민주주의와 경제가 발전하지 않은 사회에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보다 더 선진적인 사회에도 여전히 많은 성폭력이 있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성폭력 폭로와 계속되고 있는 미투운동이 그 한가지 예다. 그런데 다른 점이 있다. 거기에서는 성폭력이 대부분 개인적인 공간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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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사회적 약자인 나라평화갈등 이야기 /평화 2018. 2. 5. 10:43
여자라서...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사건 폭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해 있고 세상의 유행을 가장 먼저 따라가는 한국사회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비로소 미투 캠페인이 한국에도 상륙한 것 같다. 사회 곳곳의 성차별적 구조와 문화가 견고한 상황에서 이 캠페인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고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는 충격적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그 사건이 검찰 조직 내에서, 다시 말해 성범죄를 조사하고 판단해야 하는 검찰 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이 검찰 조직의 폭력적, 비윤리적 구조와 맞물려 교묘하게 은폐되고 왜곡됐다는 점을 밝히는 데 주력하..